뜨거워지고 있는 M&A 열기, 인상적이었던 게임 산업 M&A는?[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3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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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임 산업 시장에 M&A(인수·합병)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게임사들이 실적 부진과 IP(지식 재산) 노후화에 시달리면서,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공동대표를 영입하고 공격적인 M&A 전략을 수립했고,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이 M&A 후보군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크래프톤도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23년)부터 350개의 게임사를 대상으로 M&A를 검토해 왔고, 올해 M&A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다수의 기업들이 M&A 적극 검토에 나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출처=MS)
마이크로소프트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출처=MS)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M&A가 올해 게임 산업의 화두 중 하나로 등극한 가운데, 국내외 게임 산업 시장에서는 시장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M&A 사례가 다수 존재합니다. 규모 자체로도 엄청난 충격을 선보인 모습도 있었고, M&A가 시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도 있죠.

빼놓을 수 없는 게임 산업 M&A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입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미국은 물론 서구권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콜오브 듀티’ 시리즈와 국내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그리고 등의 작품을 보유한 게임사죠. 모바일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 등으로 유명한 킹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산하였습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표작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중 (출처=액티비전 블리자드)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표작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중 (출처=액티비전 블리자드)
당연히 인수 비용은 천문학적 금액이 책정됐습니다. 인수 과정에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두고 콘솔 진영의 경쟁사인 소니와 다툼이나 독점 문제와 관련한 법적 분쟁이 있기도 했지만, 결국 MS가 최종 인수에 성공했습니다. 인수는 2023년 10월 마무리됐고, 인수금액은 687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82조 원)에 달했습니다.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이유로는 메타버스 구축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역량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으로 분석됐는데요. 아쉽게도 아직 M&A로 인해 이용자들이 피부로 느낄만한 서비스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앞서 진행한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 이후 출시된 베데스다의 ‘스타필드’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진행 중인 과정에 출시된 ‘디아블로 4’등의 기대작이 이용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A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 (제공=넥슨)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 (제공=넥슨)
●그야말로 신의 한 수 넥슨의 네오플 인수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도 M&A로 큰 성장 동력을 얻은 회사 중 하나입니다. 넥슨은 지난 2008년 약 3,853억 원의 금액으로 네오플을 인수했죠. 2005년 ‘라그나로크’로 게임 한류를 이끌어 왔던 그라비티가 총액 4,000억 원 규모로 일본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것을 고려하면 결코 작지 않은 금액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인수 규모가 컸기에 넥슨은 인수를 위한 현금이 부족했습니다. 때문에 넥슨 재팬과 일본의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네오플 주식 등을 담보로 삼아 인수 금액을 마련했습니다. 네오플 인수는 한창 성장 중인 넥슨에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인수에 앞서 텐센트와 500억 원 상당의 중국 계약이 체결되어 있었고, 2009년 게임이 대박 나면서 넥슨의 재무적 우려는 씻겨 내려갔습니다. 중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던전앤파이터’는 이후 넥슨에 큰 이익을 안겨주었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게다가 ‘던전앤파이터’의 인기는 지금도 엄청난데요. 개발사인 네오플은 23년 기준 8813억 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6,708억 원에 달합니다. 네오플이 이러한 어마어마한 수익은 넥슨의 실적에 고스란히 더해지고 있죠. 여담이지만 ‘던전앤 파이터 모바일’은 5월 중국에 출시를 앞두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2등의 역습.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컴투스와 게임빌(現 컴투스 홀딩스)이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피쳐폰에서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 넘치고 재미있는 게임들로 이용자들을 사로잡았죠.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라이벌로 불리면서 성장한 두 회사는 스마트폰 시대에서 들어서면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게임빌이 상대적으로 퍼블리싱에 주력하고 컴투스가 자체 개발력을 키우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에 이익은 컴투스가 게임빌을 조금 더 앞서갈 수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3년 10월 업계의 사람을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전해집니다. 컴투스가 게임빌에 지분 21.37%를 매각한다는 소식이었는데요. 특히 15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박지영 대표는 컴투스를 떠난다고 밝히기도 했죠. 2위 업체가 1위 업체를 품은 모습이라 더 인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죠.

게임빌 송병준 대표 체제 아래 새롭게 시작한 컴투스는 2015년 회사의 역사를 바꾼 게임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를 출시합니다. 게임은 국내는 물론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게임빌의 성공적인 투자와 M&A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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