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을-울산북-경주 “단일화땐 승산” 합종연횡 꿈틀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7분


오차범위내 접전

反한나라 연대 위한

후보간 물밑접촉 진행

■ 4·29 재보선 D―8

4·29 국회의원 재선거 판세가 접전 상황을 보이면서 후보 단일화 문제가 판세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5개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 가운데 전주 덕진과 완산갑을 제외한 인천 부평을, 울산 북구, 경북 경주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에서 오락가락하는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후보 단일화 문제는 모두 반(反)한나라당 연대를 목표로 한 것이 특징이다.

단일화 성사 여부가 가장 주목받는 곳은 ‘노동정치 1번지’로 불리는 울산 북구로 꼽힌다. 김창현 민주노동당 후보와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는 20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당은 이날 실무협의를 갖고 여론조사 방식을 논의했다. 정치권에서는 민노당과 진보신당 간 감정의 골이 깊어 단일후보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두 당은 “한나라당이 어부지리(漁夫之利)하는 것을 그냥 놔둘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데 공감대를 갖고 있어 막판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민주당 김태선 후보도 “반(反)MB연대를 위해서는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에서는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김일윤 전 의원의 부인인 무소속 이순자 후보의 거취가 관심사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다른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뒤지지만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와 친박(親朴·친박근혜) 성향 무소속인 정수성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접전을 벌여 그의 거취는 두 사람의 싸움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정수성 후보가 김 전 의원의 선거조직 중 일부를 흡수한 상태여서 이 후보가 막판에 정수성 후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현지의 관측이다. 그러나 이 후보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지지율에서 내가 앞선다. 끝까지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을에서는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와 무소속 천명수 후보 간, 민주당 홍영표 후보와 민주노동당 김응호 후보 간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5% 안팎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천 후보, 김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물밑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후보와 홍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어느 한쪽이 단일화를 이룰 경우 결정적인 승기(勝機)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여야 지도부는 20일에도 재·보선에 총력전을 폈다. 특히 수도권 선거구에 공을 들였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기 시흥을 방문해 시장을 돌며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인천 부평을에는 정몽준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내 스타급 의원들이 투입돼 선거구 곳곳을 누볐다. 민주당은 부평을에 다걸기(올인)하는 모습이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부평구 삼산1동 지원 유세에서 “이명박 정부를 중간 심판하고 부평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1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 달라”고 호소했다. 손학규 전 대표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도 이날 부평 표밭을 누볐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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