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1.19 개각, 정치인들 입각 무산된 속사정은

  • 입력 2009년 1월 23일 15시 53분


(박제균 앵커)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장과 경찰청장 인사를 한 데 이어 19일 개각을 단행했는데요. 그러나 개각 다음날 터진 용산 철거민 참사 사건으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오늘은 개각 뒷얘기와 함께 김석기 내정자의 교체 가능성을 짚어 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청와대를 출입하는 정치부 정용관 차장이 나와 있습니다. 김석기 내정자의 거취는 어떻게 정리될까요.

(정용관) 네, 설 연휴 전에 김석기 내정자가 자진 사퇴할 것이란 보도가 많았는데요. 하지만 청와대는 김석기 내정자의 거취 문제를 설 연휴 이후로 넘기기로 했습니다. 오늘 국회 인사청문 요청안 제출도 보류했습니다. 청와대는 여론이 그리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먼저 진상규명을 한 뒤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이었다는 겁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김석기 내정자를 낙마시킬 경우 후임 문제가 간단치 않습니다.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증에서 임명합니다. 그런데 현재 3명의 치안정감 중에는 마땅한 후보감이 없다는 것입니다. 청와대는 이런 사정을 종합해 설 연휴 이후에 정확한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김 내정자의 사퇴 문제를 결정키로 한 것입니다.

(박 앵커) 개각 얘기로 들어가죠. 이번에 정치인들은 한 명도 장관으로 임명되지 못했는데요. 왜 정치인 입각이 무산됐다고 보는지요.

(정용관) 네. 정치인 입각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은 간단합니다. 이번 개각은 강만수 경제팀을 교체하는 '원 포인트' 개각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복잡한 권력싸움이 깔려 있습니다. 예컨대 친박계는 행정안전부장관에 김무성 허태열 등 친박 의원을 입각시키자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친이계는 안경률 사무총장 등을 후보로 밀었다고 합니다. 정치인 입각 문제를 놓고 이처럼 친이계와 친박계 간의 보이지 않는 암투가 있었습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아예 개각 폭을 최소화하고 정치인 입각을 배제하는 쪽으로 정리를 한 것입니다. 하지만 당장 홍준표 원내대표가 2월 법안 처리 후 법무장관이나 노동부장관 입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대통령도 다음 번 개각 때는 정치인 입각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로 얘기를 했습니다. 따라서 시기의 문제일 뿐 정치인 입각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앵커) 행정안전부장관과 국세청장 후임자 결정이 늦춰지고 있는데, 어떤 이유인가요.

(정용관) 행정안전부장관의 경우 류화선 경기 파주시장이 거의 내정단계까지 갔다가 보류가 됐습니다. 검증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류 시장이 장관이 되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임기가 남은 현직 시장을 그만두게 하고 국민세금을 들여 보궐선거를 치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 하는 반론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류화선 장관 카드가 무산됐는데요. 이 대통령은 이후 마음에 쏙 드는 인물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현재로선 권오룡 전 중앙인사위원장 정도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다시 정치인 입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친이계 의원 1명만 입각시킬 경우 친박계가 반발할 것이 뻔합니다. 그렇다고 친박계 의원 1명만 장관을 시키는 것도 내키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국세청장 후임 인선도 고민입니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PK출신입니다. 또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TK 출신입니다. 따라서 국세청장은 영남 이외의 다른 지역 사람을 물색하고 있지만 역시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소식입니다. 아무래도 인선에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박 앵커) 이 대통령이 인사를 할 때 좀 오래 끄는 편이라는 평가가 있는데요. 대통령 인사스타일은 어떤가요.

(정용관) 예, 그래서 장고형이다, 거북이 스타일이다, 하는 얘기가 나오곤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치밀하고 신중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보다는 경쟁을 유도하는 스타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변인과 홍보기획관을 따로 두고 경쟁을 시키는 게 바로 그런 예입니다. 이번에 이주호 전 수석을 교육부차관으로 임명하면서 이 차관과 경쟁적 관계인 정진곤 교육문화수석을 유임시킨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보면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박 앵커) 정 차장,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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