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부자세습 힘들 것”

  • 입력 2008년 9월 24일 03시 06분


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아들들 권력장악 못해”

“노동당 중심 집단지도체제로 개혁-개방 예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할 때에는 북한이 노동당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로 바뀌고, 개혁·개방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정부 연구기관장의 전망이 나왔다.

23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주최로 열린 ‘대북정책 과제와 남북관계 전망’ 포럼에서 서재진(사진) 통일연구원장은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정남, 정철 등 아들이 권력을 승계하지 못하고, 노동당 정치국 중심의 집단체제가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김 위원장의 아들들은 권력을 장악할 능력이 거의 없어 부자 세습은 힘들며, 북한군을 휘어잡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노동당뿐이라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강의가 끝난 뒤 기자와 따로 만나 “북한은 군 지휘관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별로 없을 정도로 노동당이 곳곳에 정보원을 심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의 통치구조가 1인 독재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바뀌면 대외 개혁·개방조치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서 원장은 내다봤다. 북한의 경제 악화가 체제 붕괴 직전의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

서 원장은 “김 위원장 사후 5년 이내에 개혁·개방을 통해 북-미 수교 등이 이뤄질 수 있다”며 “통일이 그 어느 때보다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새로운 북한 정부가 단기적으로는 김일성, 김정일 체제를 계승하는 것처럼 선전하겠지만 6개월∼1년 정도 지나면 소련의 흐루쇼프가 스탈린 정권을 비판하면서 변화를 꾀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

서 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통일외교안보분과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대통령실 정책자문위원으로 일하면서 통일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