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균열… 검찰수사… 위기의 민주당

  • 입력 2008년 8월 16일 02시 59분


민주당이 14일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지도부 균열, 소속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 압박 등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당 사령탑인 정세균 대표와 원내 사령탑인 원혜영 원내대표는 최근 원 구성 문제를 놓고 엇박자 행보를 보였다.

당 고위관계자는 “원 원내대표가 치밀하지 못하고 성격이 무른 데 대해 정 대표가 못마땅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최근 원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원내대표단 회의에 직접 참석해 회의를 주관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원 원내대표가 13일까지 원 구성을 마치기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합의한 데 대해 의원 총회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없이 원 구성에 합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결국 원 구성 협상은 합의 시한을 넘겨 파행을 겪고 있다.

게다가 한나라당 출신의 김형오 국회의장이 18일까지 여야가 원 구성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민주당 등을 배제한 채 그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부분 원구성이라도 하겠다고 천명한 상태여서 민주당으로서는 등원을 할지, 계속해서 거리투쟁을 할 것인지 양자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같은 당 김재윤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는 외부에서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겉으로는 ‘정치보복의 신호탄’, ‘표적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김 의원이 업체 회장에게서 빌린 3억 원을 재산신고에 누락하는 등 의혹은 여전한 상태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당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어 민주당 지도부는 내심 걱정하는 기색이다.

한 당직자는 “사방을 둘러봐도 뾰족한 길이 보이지 않는데 안으로 힘을 한곳에 모으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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