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곳 공공기관장 연봉 조정 시뮬레이션 해보니…

기관장 기본 연봉 10.1% 줄어 1억2111만원 → 1억885만원

3개 국책은행장 44.1% 줄어 5억7933만원 → 3억2400만원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등 1억 원 이상 삭감 4명

‘복마전 복리후생비’ 비중 높아… 통폐합 불가피

정부의 공공기관장 보수체계 개편안에 따라 올해 증권예탁결제원 사장의 연봉이 지난해에 비해 최소 1억4912만 원 깎이는 등 한국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을 포함한 공공기관 4곳의 기관장 연봉이 최소 1억 원 이상 삭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업은행 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한국투자공사 등 모두 11개 금융 관련 공공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2억7200만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7.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금융공공기관장은 33.2% 삭감

27일 동아일보가 공기업 24곳, 국책은행 및 금융 공공기관 11곳, 준정부기관 70곳 등 105곳을 대상으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08년 공공기관 기관장 보수체계와 알리오시스템(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보통합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이들 기관장의 지난해 연봉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장의 기본연봉은 차관급(1억800만 원)으로 조정된다. 국책은행 등 11개 금융 관련 공공기관은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차관급의 150%(1억6200만 원)가 적용될 계획이다. 여기에 경영평가를 통해 기관별로 기본연봉의 100%(준정부기관) 또는 200%(공기업) 안에서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보수체계를 단순화할 방침이다.

이 개편안에 따라 공공기관 105곳 기관장의 평균 기본연봉(고정수당, 실적수당, 복리후생비 포함)은 2007년 1억2111만 원에서 10.1% 줄어든 1억885만 원으로 삭감될 것으로 분석됐다. 성과급을 최고 한도의 50%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성과급을 포함한 연봉 총액도 2007년 1억9381만 원에서 8.2% 하락한 1억7903만 원으로 낮아진다.

특히 국책은행과 금융 관련 공공기관의 연봉 삭감 규모가 컸다. 국책은행 3곳의 기관장 평균 연봉총액(기본연봉+성과급)이 지난해 5억7933만 원에서 3억2400만 원으로 44.1% 줄어든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투자공사 증권예탁원 등 8개 금융 관련 공공기관 기관장의 평균 연봉총액도 지난해 3억7900만 원에서 2억5312만 원으로 33.2% 삭감된다.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24개 공기업 기관장의 평균 연봉총액은 지난해 2억1800만 원에서 7.2% 줄어든 2억195만 원으로 예상돼 삭감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반면 한국산업단지공단 근로복지공단 등 70개 준정부기관의 평균 연봉총액은 이번 개편으로 기본연봉에 각종 수당이 포함돼 4.6% 상승했다.

○ 3000만 원 이상 복리후생비 7곳

이번 개편에 따라 기본연봉을 낮추고 복리후생비 등 각종 수당으로 연봉 총액을 높이는 공공기관의 편법 보수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결과 105곳의 공공기관 중 56개 기관이 평균 1295만 원의 복리후생비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리후생비가 3000만 원을 넘는 기관은 모두 7곳이었다.

증권예탁결제원은 지난해 기관장 급여 4억7312만 원 중 3000만여 원을 경로효친비 명목의 복리후생비로 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기관장 기본연봉으로 각각 1억203만 원, 9871만 원을 책정하고 7200만 원씩을 복리후생비로 별도 지급했다.

이들 기관은 “업무추진비 기밀비 등이 복리후생비에 포함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감사원과 재정부는 “업무추진비는 개인인건비로 지급할 수 없고 기밀비도 세법이 바뀌면서 폐지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편으로 금융 관련 공공기관장의 연봉은 평균 4억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대 그룹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이 9억여 원인 것과 비교하면 꽤 차이가 난다.

한 금융 관련 공공기관장은 “경영의 자율성도 높지 않은 데다 연봉까지 삭감된다면 시장에서 검증된 유능한 인재를 영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관장의 연봉총액이 가장 많이 깎일 기관 (단위: 원)
구분	2007년	2008년(추정)	삭감액
증권예탁결제원	4억7312만	3억2400만	1억4912만
한국산업은행	6억1220만	4억8600만	1억2620만
신용보증기금	4억2749만	3억2400만	1억349만
기술보증기금	4억2529만	3억2400만	1억129만
한국수출입은행	5억6809만	4억8600만	8209만
대한주택보증	4억	3억2400만	7608만
기업은행	5억5770만	4억8600만	7170만
한국철도시설공단	2억8249만	2억1600만	6649만
한국산업기술재단	2억5955만	2억1600만	4355만
한국가스공사	3억3919만	3억2400만	1519만
2008년 연봉추정액은 성과급을 최대로 받았다고 가정할 경우.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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