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원유세 대신 영상메시지”

  • 입력 2008년 4월 3일 03시 01분


당의 지속적인 지원유세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일 자신에게 개별적으로 지원유세를 부탁한 11명의 한나라당 후보에게 응원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이날 통화에서 “박 전 대표에게 개별적으로 지원유세를 요청하는 출마자가 많아 부득이 영상 메시지를 보내 선거에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로 했다”며 “박 전 대표는 유세 일정을 내일로 미루고 오늘 하루 종일 대구 자택에서 메시지를 녹화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출마자는 “어제 박 전 대표에게 전화가 와서 ‘도와줄 것이 없느냐’고 묻기에 유세를 해달라고 했더니 ‘지원유세는 어렵고, 영상 메시지를 보낼 테니 유세하면서 사용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응원 메시지를 받은 후보는 강창희(대전 중) 김학원(충남 부여-청양)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구상찬(서울 강서갑) 김선동(서울 도봉을) 함진규(경기 시흥갑) 손범규(경기 고양 덕양갑) 유영하(경기 군포) 김성수(경기 양주-동두천) 윤경식(충북 청주 흥덕갑) 이상권(인천 계양을) 후보 등 11명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박 전 대표 측 인사지만 김태흠 김성수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 측 인사로 분류된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은 “친박 후보자에게만 메시지를 보내준 것이 아니라 요청하는 후보에게는 모두 메시지를 만들어 준 것”이라며 “메시지 제작에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돼 앞으로 요청이 올 경우 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응원 메시지는 후보별로 맞춤 형태로 제작됐으며, 분량은 3분∼3분 30초 정도다. 다만 이 메시지는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식의 당에 대한 언급보다는 각 후보와의 인연과 장점을 설명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후보는 3일부터 이 메시지를 사용해 유세 효과를 높이겠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후보는 이날 저녁부터 메시지를 방영하기도 했다. 윤경식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여의도에 입성하게 되기를 바라고 성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박 전 대표의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당 지도부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지원유세는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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