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김덕룡 ‘따가운 시선’

  • 입력 2008년 3월 15일 02시 50분


최다선-親李 중진 추가 희생설 확산

“공천 포기는 없다”부인 속 상황 주시

5선의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이 공천 탈락한 이후 이상득(경북 포항남-울릉) 국회부의장과 김덕룡(서울 서초을) 의원의 거취에 당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 부의장과 당내 호남세력을 대표하는 김 의원은 박 전 부의장과 함께 지난해 대선 때 이 대통령 캠프의 최고의사결정기구였던 ‘6인 회의’ 멤버였다.

그러나 박 전 부의장의 낙천이 대대적 공천 물갈이를 위한 여권 핵심부의 ‘읍참마속’으로 받아들여지고, 공천 탈락한 ‘친박’(親朴·친박근혜 전 대표) 의원들은 ‘정치보복’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면서 두 사람이 추가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14일 “이 부의장은 박 전 부의장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단수 후보로 발표한 사람을 정치적인 잣대로 낙천시켜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이 부의장은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공천 포기 후 주일대사 부임설에 대해 “어떤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퍼뜨리느냐”면서 지역구를 구석구석 훑으며 6선(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이미 한 달 전에 나돌다 잠잠해졌던 ‘공천 포기 후 주일대사 부임설’이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박’ 진영에서는 “이 부의장 혼자만 살고 고령의 중진은 모두 날아갔다. 대통령의 형도 살신성인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 부의장이 은퇴하면 이재오 전 최고위원 등 신주류의 독주를 막을 완충지대가 없어진다”는 신중론도 있다.

김 의원의 경우는 박 전 부의장이 영남권 물갈이의 물꼬를 터주었듯 ‘강남 물갈이’를 위한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이에 공식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나 “심사 결과를 지켜보겠지만 40년 정치를 그냥 한 게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주변에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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