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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23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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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방미 특사단이 이 당선인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 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한미동맹미래비전’(가칭) 선언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에서 시대 변화에 따른 한미동맹의 재정립 필요성을 제기한 적은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이후의 비전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특사단의 한 관계자는 22일 “(노무현 정부 시절) 손상된 한미 간 신뢰를 회복하고 이 당선인의 한미동맹 강화 공약을 재확인하기 위해 방미 기간에 미래비전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미래비전에는 한미동맹의 가치 공유를 중심으로 북핵문제 해결 이후 남북관계 정상화, 통일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및 한미관계에 관한 구상을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2005년 11월 발표한 ‘경주 선언’이 양국 동맹을 강화하는 데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통일에 대한 주변국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한미동맹의 기초적인 보완작업에 나서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미래비전’은 1996년 미국과 일본이 냉전 후 변화된 안보환경에 맞춰 양국의 동맹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新)미일안보선언’을 맺은 것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이후 한미관계 발전 방향까지 염두에 둔 새로운 개념의 동맹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 정부의 첫 번째 공식 방미에서 ‘미래비전’을 언급하는 것은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주겠다는 새 정부의 뜻도 포함됐다고 특사단 관계자들이 전했다.
‘미래비전’은 특사단이 먼저 필요성을 제기한 뒤, 실무진 협의를 거쳐 이 당선인과 부시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큰 방향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하고, 이후 실무진이 구체적인 내용을 최종 조율해 확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비전의 내용은 구체적인 동맹의 가치를 규정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 등 기존의 동맹과 관련한 조약, 국내법까지 시대에 맞게 바꾸는 작업도 포함할 예정이다.
워싱턴=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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