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대입, 정부가 손 떼는 게 최선”

  • 입력 2008년 1월 5일 02시 56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미국의 한반도 및 북핵 문제 전문가들과 만났다. 당선인부터 왼쪽으로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부 장관, 폴 울포위츠 전 국방차관, 스티븐 솔라즈 전 하원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 피터 갤브레이스 전 주크로아티아 대사.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미국의 한반도 및 북핵 문제 전문가들과 만났다. 당선인부터 왼쪽으로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부 장관, 폴 울포위츠 전 국방차관, 스티븐 솔라즈 전 하원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 피터 갤브레이스 전 주크로아티아 대사. 사진공동취재단
“30년 주관한 교육부 제대로 한것이 없어

대학 자율에 맡기고 정부는 도우미 될 것”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4일 “정부가 손을 떼는 것이 그 어떤 (대학입시) 안(案)보다 좋은 안이다”며 전면적인 자율화를 기조로 교육제도를 개편할 생각임을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소속 대학 총장들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2008년을 한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교육제도의 변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영상제공 : 쿠키뉴스

이 당선인은 “교육인적자원부가 30년간 대학입시를 주관했지만 제대로 된 게 없다”면서 “30년 전에 대학입시에서 손을 놓고 대학자율에 맡겼으면 몇 년간 좀 혼란스러웠을지 모르지만 지금쯤은 매우 경쟁적인 대학이 됐을 것이고, 입시제도도 정착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은 이어 “입시를 대학에 맡기겠다고 하니 많은 분이 걱정한다”면서 “새 (정부의) 정책은 평준화를 전적으로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상당부분 평준화에 기반을 두지만, 다양성과 수월성도 함께 검토돼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대학은 스스로 특화해 수준을 높여 세계적 대학으로 가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효율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대학제도를 만들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정부가 아무리 떠들면 뭐하나. 교육은 대학에서, 경쟁은 기업이 하면 잘된다”면서 “정부는 도우면서 최소한의 감독 기능을 하겠다. 모든 분야에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자율에 맡기고 철저히 지원하는 도우미 정부를 지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교협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과 기업, 정부 등 산·관·학이 함께하는 경쟁력강화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둔다면 훨씬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대통령이 직접 교육경쟁력 강화 회의를 주재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해 대교협의 사업을 결산하고 올해 사업 계획 및 예산 등을 심의하기 위한 자리로 201개 회원 대학 중 169개 대학 총장들과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회장인 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개회사에서 “자율은 창의력과 경쟁력을 키우는 자유민주사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대학 자율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대학 자율화 문제는 확실히 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축사를 위해 참석한 김 부총리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 변화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부총리는 축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입시제도는 보완하는 것이지 뒤집듯이 해서는 안 된다”며 “수도권과 지방, 공립과 사립 등의 차이가 있으므로 대학 간 질서 관리, 조정 역할은 정부가 맡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촬영 : 김미옥 기자


촬영 : 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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