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표도장, 인주 필요없어…첨단 투개표 장비들

  • 입력 2007년 12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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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 내장… 투표용지에 찍어보다 무효될 수도

이틀 뒤로 다가온 제17대 대통령 선거일에는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한 표 한 표의 표심을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투개표 과정에서 각종 첨단기술이 동원된다. 각종 장비들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정확성’과 ‘안전’ ‘신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흰 볼펜처럼 생긴 기표용구(도장·사진)는 몸체 내부에 잉크 충전통이 있어 인주를 찍을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13, 14일 부재자투표 때에는 기표소 안에 들어갔던 유권자들이 “인주가 어디 있느냐”고 질문하는 일이 간혹 벌어졌다.

잉크가 잘 나오는지 보려고 기표란 안쪽으로 연습 기표를 하다 보면 자칫 무효표가 될 수도 있다.

투표용지는 M사와 H사가 생산하는 특수지로 만들어진다. 전자 판독 오류를 방지할 수 있도록 일반 종이보다 평평하고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격도 일반 인쇄용지보다 1.5배가량 비싸 t당 170만 원 선이다.

올해 대선에서 1377대가 사용될 예정인 투표지 분류기는 후보가 6명일 때 분당 투표용지 340장, 12명일 때에는 분당 240∼280장을 처리할 수 있다.

선관위는 “16대 대선 이후 실시한 총선과 지방선거 및 각종 재·보궐 선거의 재검표 과정에서도 투표지 분류기의 오류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투표용지를 담는 투표함은 종이로 만들어졌지만 700kg의 압력을 받아야 찌그러질 정도로 견고하다. 물을 뿌려도 스며들지 않고 흘러내리는 재질이다. 골판지를 조립해 만드는 기표대는 설치와 해체가 편리하고, 내부의 기표판은 40kg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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