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中企 강한 나라", 權 "민노당 지켜달라", 李 "서부벨트 공략"

  • 입력 2007년 12월 13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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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엿새 앞둔 13일 창조한국 문국현, 민주노동장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후보로 각 지역을 돌며 유세 총력전을 벌였다.

▽문국현, "인천 제주서 표심잡기" = 문 후보는 이날 인천과 제주를 돌며 중소기업 육성 공약과 제주 동아시아 공동체 평화 수도 구상을 중심으로 정책 세일즈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중소기업체 밀집 지역인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의 한 기업체를 방문, "집권하면 정부조직은 효율적으로 개편하되, 부총리급 중소기업부를 신설해 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담당하게 하고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오후에는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내외 석학 30인으로 구성된 청와대 직속 아시아공동체 수도위원회를 만들어 제주를 아시아공동체의 평화 수도로 이끌어 나간다는 공약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제주 국제자유도시 재조정을 통한 실질적 지원 △제주 해군기지 건설 민간주도형 전환 검토 △제주 사회복지 및 교육정책 시범도시 지정 △제주 해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 제주 관련 공약을 제시하면서 "저는 정말 제주의 아들이다. 저만큼 제주에 많이 투자한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통해 "부패한 건설족의 득세를 막고 중소기업과 지방이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완주하겠다. 문국현의 정책과 가치를 보고 표를 던져 달라"고 호소하고 울산으로 이동, 울산시 성남동 성남아케이드 앞에서 거리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측은 최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의 단일화가 결렬되면서 오히려 지지층이 재결집,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김갑수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단일화 문제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오히려 지지율이 빠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이 부분이 정리되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자체 조사에서는 이미 10% 선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20, 30대 사이에서 이명박과 문국현 중 누구를 찍느냐를 놓고 인터넷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명박과 정동영의 지지율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표가 정 후보에게 쏠리기보다는 가치투표 내지는 소신투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는 전날 KBS TV '추적 60분'에서 대선 후보 공약을 평가한 결과 문 후보의 공약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과 한 일간지 여론조사에서 9.5%의 지지율을 얻은 사실 등을 적극 홍보하며 "막판 대반전이 시작됐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권영길, 영남서 지지층 다지기 = 민노당 권 후보는 이날 영남지역을 순회하며 노동자 등 지지층 표심을 다지는데 주력했다.

대선이 막바지에 온 만큼 외연 확대 보다는 전통적인 지지층의 표 단속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이는 내년 총선을 겨냥해서라도 이번 대선에서 '집토끼'를 확실히 챙겨야 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 지지율이 당 지지도의 절반가량인 현실에서 이번 대선에서 당 지지자의 표심을 끌어내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팽배해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측은 남은 기간 수도권의 진보적 성향의'젊은 표' 잡기와 공업지대가 많은 영남의 노동자 표밭 단속에 '올인'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권 후보의 최근 발언에서도 대선 승리보다는 진보정당의 역할과 순기능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이탈한 전통적 지지자들에게 "진보정당의 보루를 지키고 미래를 위해 투자해 달라는 호소인 셈"이라는 게 후보측의 설명이다.

권 후보는 오전 대구시당에서 지역기자간담회를 갖고 무상의료, 대부업체 규제·빈곤층 에너지 무상공급 등 민생 공약 홍보에 주력했다. 오후에는 포항에서 기자간담회와 유세, 경주에서 유세를 가진 뒤 울산으로 이동해 울산지역 노조 대표자 지지선언식에 참석하고 현대자동차를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권 후보는 기자간담회와 유세에서 "이번 대선에서 새로운 진보적 경제 프레임도 제시했고 금기깨기 정책도 발표했고 민중진영도 조직적으로 열심히 뛰었으나 어떤 것도 BBK 주가조작 사건과 이명박 후보의 추문을 넘어서지 못했다"며 "대선을 일주일 남겨놓고 대선은 사라지고 총선 이야기만 하는 이상한 선거다. 지금의 이명박 대세론이 총선까지 이어지면 대한민국은 끝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과 지지층에 대한 배신이 대선을 이 지경까지 만들었다"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일등공신은 노 대통령으로 이 후보는 역사상 가장 단시간에 통치불능 상태에 빠질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또 "이 후보는 현대건설 사장 시절 노조를 탄압, 규탄대회 등을 통해 이 후보와 싸운 기억이 있다"며 "노조 자체를 인정 못 하고 탄압했던 사람이 노조의 권익을 지켜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권 후보는 "(한나라당, 범여권, 민노당의) 3자 대결 구도만 됐어도 TV 토론 등을 통해 민노당 경제민생공약의 현실성을 보여줘 폭발적인 힘을 일으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 섞인 소회를 밝혔다.

권 후보는 이와 함께 "이번 대선에서 권영길이 얻는 표는 2008년 격량의 총선에서 민노당이 가질 수 있는 종자돈이자 3배, 4배의 열매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대학평준화와 통일, 한미 FTA 반대, 비정규직 철폐 등 민노당이 이번 대선에서 제기하고자 했던 이슈들이 복마전 속에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민노당이 무너지면 이제 미래는 없다. 민노당은 서민 생존권을 지켜내는 마지막 보루인 만큼 미래에 표를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인제, "부패 후보 청와대행 막아야" = 민주당 이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후보단일화 결렬 이후 독자 대선 행보를 더욱 강화하면서 신당과 정동영 후보 '때리기'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 전주, 목포, 광주를 차례로 방문하는 등 서부벨트 공략에 주력하면서 후보단일화 무산의 책임은 신당과 정 후보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전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당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가 무산되니까 비공식적으로 민주당에 '4자 합의'를 다시 이행하겠다는 취지로 접근한 것 같다. 하지만 신당은 '통합은 대선 이후에 하자, 이인제가 곧 사퇴할 것이다'고 막말을 하면서 민주당을 음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 후보의 연정제안에 대해서도 "아직도 연합정부니 뭐니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데 일절 귀담아 듣지 말아 달라"며 "단일화는 다 끝난 이야기다. 신당은 신당의 길로 가서 국민 심판을 받고 민주당은 선거혁명을 호소하면서 우리의 길을 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 정권과 신당은 거대한 국민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정 후보는 이 사태를 직시해야 한다"며 "이대로 중앙정권이 한나라당에 넘어가고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일당 지배가 현실화되면 민주주의는 사망한다. 이는 노무현 정권의 거대한 죄악이며 그들은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후보측은 단일화 협상 결렬 이후 정 후보의 연정 제안은 민주당과 이인제 후보를 고사시키려는 물타기 작전이라고 강력히 비판하면서 "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목포시 동부시장 앞에서 유세를 갖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헌법상 의무도 이행하지 않고 위장취업에 위장전입, 온갖 불법을 저질렀는데 청와대 가서 이야기한 들 무슨 힘이 있겠느냐"며 "이 같이 온갖 부패와 비리, 범죄 의혹에 휩싸인 후보가 대통령이 돼 청와대에 가는 것은 기필고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려면서 "선거혁명을 통해 정통 민주세력의 적자(嫡子)인 민주당에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대통합민주신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추종세력으로 지난 5년 동안 모든 권력을 행사한 뒤 이제 보수세력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지리멸렬하고 있다"며 "정동영 후보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명박을 이길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국민들 마음속에 진정한 민주세력의 대안은 50년 정통의 민주당일 수밖에 없다"며 "동정과 감정에 의한 선거가 아닌 선거혁명을 통해 부패한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 민주당과 나에게 표를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 앞서 동부시장 안을 돌며 "여러분과 같은 서민을 위해 민주당과 이인제가 진정한 경제를 만들겠다"며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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