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反한나라…反이명박…反부패 연대 사실상 무산

  • 입력 2007년 12월 1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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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후보 단일화 및 통합이 무산되고,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는 “정동영 후보가 사퇴하라”며 버티고 있다. 대선을 1주일 앞둔 12일 현재 범여권이 지난해부터 올 대선을 겨냥해 부르짖던 이른바 ‘대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해 전신이랄 수 있는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최근까지 ‘반(反)한나라당’ ‘반이명박’ ‘반부패’ 연대를 내세우며 ‘민주평화개혁 세력’의 집결을 꾀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통된 정치적 가치관이나 정책, 이념의 기반 없는 정치 공학적 ‘헤쳐 모여’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허사로 돌아간 범여권 ‘3반(反)’ 연대=지난해 12월 김근태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은 본보 인터뷰에서 “절실하게 이야기하면 반한나라당 전선으로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현 정부의 실정(失政), 그리고 열린우리당의 추락한 지지도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한나라당 이외의 모든 세력이 한데 뭉쳐야 한다는 뜻이었다.

민주당은 기본이고 당시 대선 출마가 거론되던 고건 전 국무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까지 함께 모으자는 얘기였다.

범여권은 올해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서도 그의 한나라당 전력을 눈감아 주면서까지 ‘반한나라당 연대’에 합류시켰다.

‘반한나라당 연대’는 올해 들어 한나라당이 당내 경선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대선 후보로 뽑은 뒤에는 ‘반이명박 연대’로 전환됐다.

8월 창당한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명박 후보의 검증은 이제부터”라고 선언한 뒤 국정감사에서는 이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공략했다. 8월 말 대선 출마를 선언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도 ‘반이명박 연대’에 포함시킬 뜻을 비치며 외연 확장을 시도했다.

10월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정동영 후보는 후보수락연설을 통해 ‘반부패 미래세력 연대’를 주창하며 문 후보는 물론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에게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동시에 민주당과는 후보 단일화 및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하며 ‘반한나라당, 반이명박, 반부패 연대’라는 큰 틀로 묶으려 했다.

▽‘반(反)은 있지만 나(아·我)가 없다’=범여권의 실패한 ‘반’ 연대 집착은 달콤한 과거의 기억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 분석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호남지역 한 초선의원은 “1997년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의 ‘DJP연합’, 2002년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간 단일화를 통한 대선 승리의 경험은 범여권으로서는 떨치기 힘든 유혹이었다”고 말했다. 범여권이 최근까지 시도한 ‘서부벨트 연합’ 또는 ‘호청(호남-충청) 연합’ 등은 모두 지난 두 차례 대선의 성공적 경험을 재현하려는 것이었지만 상황 자체가 판이했다는 것.

대통합민주신당 내부에서는 “‘반’만 있었지, 정작 중요한 ‘나’는 누구인지, 무엇인지를 국민에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자조도 나오고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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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이종승 기자


촬영 : 이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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