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이명박 집권하면 제2의 유조선 사고"

  • 입력 2007년 12월 12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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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기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2일 고 지학순 주교가 머물던 원주 원동성당을 찾았다.

12·12 쿠데타가 발생한 역사적인 날에 민주화의 대표적 성지를 찾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로 대변되는 '수구부패세력'의 부활을 막겠다는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전통적 지지층을 결속하겠다는 포석이다.

정 후보는 이날 원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의 집권은 사실상 12.12 쿠데타를 일으킨 수구·보수세력의 부활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과거로 돌아가는 길과 미래로 전진하는 두 갈래 길 앞에 서있다"며 "정경유착, 관치경제, 재벌 특혜가 판치는 원시적 후진국으로 다시 갈 것인지, 아니면 깨끗하고 신뢰가 넘치는 선진국으로 전진할 것인지 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검찰 직무검찰 및 탄핵소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청와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청와대는 엉터리 검찰 수사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게 필요하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고 지학순 주교가 잠들어 있는 원주 베론성지를 방문한 뒤 곧바로 충북으로 발길을 돌려 제천 중앙시장, 충주 충의 재래시장, 청주시청 앞 등에서 유세활동을 벌였다. 반(反) 이명박 전선의 초점을 흐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날 유세에서는 직접적인 검찰규탄은 자제했다.

그는 유세를 통해 태안 앞바다 유조선 기름유출 사태를 거론, "만리포 유조선 충돌사고도 엄청난 재앙이지만 일주일 후에 한국에 제2의 유조선 충돌사고가 나게 생겼다. 태안반도 뿐 아니라 삼천리 금수강산이 기름범벅으로 재앙이 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우회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천지가 부정부패, 불신과 거짓말로 얼룩지는 것을 막아달라.

제2의 유조선 충돌사고로 대한민국 전체에 재앙이 닥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이 후보가 지지율 1등이라고 하니까 벌써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뛰기 시작했다고 한다"며 "이 후보는 서울시장 시절 시유지인 강북 뚝섬을 평당 8000만 원에 팔아 대한민국 땅값을 미치게 한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교육·여성·통일 등 모든 정책에서 이 후보와 180도 철학이 다르다"며 정책적 차별점을 강조한 뒤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 기강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한 단계만 올라가면 선진국인 데 대한민국 전체가 기름 범벅이 되면 되겠느냐"고 '이명박 때리기'를 계속했다.

그는 청주 방문 도중 총기탈취 사건 용의자 검거 소식을 접하자 "아들 둘 모두 현역 복무중이어서 마음이 더 아팠는 데 다행이다. 경찰에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정 후보는 앞서 충북 유세 때는 100m여 떨어진 곳에서 한나라당 유세차량이 이명박 후보 유세를 앞두고 로고송을 틀어 분위기 띄우기를 시도하는 바람에 자신의 발언이 청중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자 "예의 좀 지키라고 외쳐 달라"며 유세를 잠시 멈추는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정 후보는 13일 저녁에는 4대 종단 주최로 광화문 네거리에서 열리는 '정치검찰·부패세력 규탄 촛불대회'에 참석한다.

디지털뉴스팀


▲ 촬영: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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