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캠프, 지지율 하락 비상

  • 입력 2007년 12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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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3위로 내려앉으면서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 중반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 관련 의혹을 벗은 직후 하락 조짐을 보이다 지난 주말 본보를 비롯해 여러 언론의 여론조사에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에 대한 사퇴 압박을 강화하면서 ‘이회창=3등 후보’라는 등식을 고착화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회창 캠프 비상=9일 이회창 후보가 3위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접한 캠프의 관계자들은 “정말이냐”며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미 8일 저녁 서울 중구 남대문로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회창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은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참모들은 이회창 후보에게 “이대로는 안 된다. 왜 신당 창당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느냐. 창당이 지지층 결집의 핵심 요건”이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회창 후보는 “알겠다. 내가 더 절박하다. 머리를 찧으라면 찧고, 무릎을 꿇으라면 꿇겠다. 메가폰을 들고 걸어다니면서 유권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기회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또 참모들이 후보와의 의사소통 문제를 제기하자 “새벽 2시도 좋고 3시도 좋다. 언제든지 전화하라”고 말했다.

캠프 내에선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굳어지자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층 일부가 이명박 후보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이회창 후보의 반등은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을 이회창 후보 쪽으로 끌어와야만 가능하다.

이회창 후보는 9일 대전 유세에서 참모들의 요구대로 “우리는 한나라당 또는 다른 정당 세력까지 모두 포용하는 커다란 정당으로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대(大)주도세력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후 전국 정당 창당’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우선 보수층을 유인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회창 후보는 유세 후 기자간담회에서 창당에 대해 “지금까지 보아온 여야의 좁은 발상은 아닐 것”이라고 말해 범여권 출신 인사들에게도 문을 열어 놓을 생각임을 밝혔다.

그러나 캠프 내에도 이런 방식으로는 짧은 기간에 이명박 후보나 정 후보를 따라잡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 의혹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뒤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와의 영입 논의도 사실상 중단됐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결정적 변수는 BBK 사건 등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의혹이다. 5일 내에 그런 변수가 안 나오면 대선은 어려울 것이다”고 토로했다.

▽한나라당의 ‘이회창 고사 작전’=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이회창 후보의 창당 구상에 대해 “이회창 후보가 가면을 벗고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 처음부터 내년 총선에서의 지분 확보가 대선 출마의 목적이었다. 이회창 후보는 지금이라도 국가원로로 남아 주길 바란다”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이회창 후보를 눌러 앉히려는 배경엔 대선 후 이어질 총선 정국에서 이회창 후보의 보수 진영 내 지분을 최소화하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명박 후보 측은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따라 다양한 수위의 대응 카드를 검토 중이다. 우선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정 후보를 앞설 기미가 보이면 2002년 대선자금 중 잔금 문제를 다시 끄집어낼 계획이다.

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최근 영입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통해 각각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이회창 후보 출마의 부당성을 확산시킬 복안도 갖고 있다.

동시에 이회창 후보와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와의 연대를 ‘비합리적 강경 보수’로 규정해 공격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촬영 : 신원건 기자


촬영 : 신원건 기자


촬영 : 신원건 기자


촬영 : 신원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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