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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23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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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전격 귀국한 김경준 씨의 모친 김영애 씨가 검찰에 이면계약서를 비롯한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나서자 '맞불작전'을 펴고 나선 것.
한글로 된 이면계약서 진위 여부가 이 후보의 BBK 연루의혹을 가려 줄 핵심 사안으로 떠 오른 상황에서 이면계약서가 100% 조작된 것임을 밝혀내 이 후보의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당 클린정치위원장으로 BBK대책 총괄책임자인 홍준표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가 BBK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가 김경준에게 파는 것으로 돼 있는 한글계약서는 한마디로 조작된 것이다. 허위문서임이 명백하다"며 7가지 이유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위조의 증거로 이 후보의 인감도장 및 서명이 등장하는 인감증명서, LKe뱅크 정관 및 이사록, 하나은행 풋옵션 계약서 등 4건의 서류를 제시하면서 "한글계약서에 이 후보의 서명이 등장하지 않고 거기에 찍혀 있는 도장도 완전 가짜다. 이 후보의 인감도장이 아니며, 이런 인감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 후보가 92년부터 사용하던 인감을 분실해 2000년 4월 인감을 바꿨다"고 밝히면서 "2000년 2월 체결된 것으로 돼 있는 한글계약서에 찍힌 인감은 새 인감과 비슷한데 그 당시에는 전혀 사용할 수 없던 인감이다. 설령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모양이 다르다. 한 눈에 봐도 위조임을 알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이 같은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의원들의 동요를 차단했다.
강재섭 대표는 의총에서 "김대업이 뒤늦게 녹취 테이프를 제출하며 수사를 방해했지만 거짓임이 드러났고, 김경준 이면계약서도 결국 조작한 것"이라면서 "가족사기단이 연출하는 사기극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로서 이면계약서 주장이 명백한 거짓말임이 입증됐다. 김경준 일가가 벌이고 있는 사기행각의 마각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제 BBK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정상적인 대선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경준 씨 모친 귀국과 관련해 "누군가 만들어 준 잘 짜인 각본에 따라 착착 이뤄지는 모습"이라며 범여권 연계의혹도 제기했다.
한나라당은 전날 에리카 김의 인터뷰를 30분 가량 여과 없이 내보낸 MBC에 대한 비판도 계속했다.
MBC 기자출신인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항의방문단은 이날 MBC본사를 찾아 재발방지를 공개 촉구했다. 또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선거법 위반 해당 여부를 검토한 뒤 MBC를 검찰 또는 선관위에 고발하기로 하는 동시에 편파방송대책특위를 긴급 구성했다.
여론의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송사의 '무차별 보도'를 방치할 경우 자칫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면서 대선 가도에 중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강공책을 들고 나온 것.
안상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검찰은 수사내용을 유출하지 않는 등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방송이) 피의자 가족들의 인터뷰를 내보내고 있는데 이게 허위사실 유포 내지 방조 행위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 법적·정치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원 최고위원은 "어제 이 후보가 MBC 정강정책 연설을 할 때 대통합민주신당 로고가 실려 있었는데 착각과 과실을 이용한 고의성이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는 BBK 의혹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돌려보려는 듯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 때리기에도 열을 올렸다.
김학송 전략기획본부장은 "몸 하나에 두 개의 인격체가 존재하는 태국의 샴쌍둥이의 슬픈 사연을 듣다 보니까 문득 정 후보가 생각난다. 정 후보의 서로 다른 말을 들으면 이중인격의 전형인 샴쌍둥이의 비애를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강 대표는 "보수진영의 단결을 위해 출마했다는 이회창 후보의 말은 삼척동자도 믿지 않을 궤변이다. 촛불을 스스로 꺼야지 그렇지 않으면 민심의 바람에 의해 꺼질 것"이라면서 "이회창을 찍으면 5년 더 고생한다. 10년 고생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당 소속 초선의원들은 이회창 후보의 후보등록 반대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한편 이 후보가 의총에서 "내가 주가나 조작한다고 하는데, 회사를 소유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안 한 것을 했다고 하는데 대해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한 것을 두고 범여권이 'BBK 소유'를 인정한 것이라고 공격한 대해 나경원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회사를 소유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얘기한 것이지 BBK 소유를 인정한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
박영식 전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교육계 원로 1000여 명은 이날 이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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