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당선자가 잘 해나가길…” 한나라“鄭, 국정실패의 책임자”

  • 입력 2007년 10월 16일 02시 59분


코멘트
한나라가 보낸 화환15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지명대회가 열린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귀빈 출입구 앞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보낸 화환이 놓여 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 다른 화환은 눈에 띄지 않았다. 신원건 기자
한나라가 보낸 화환
15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지명대회가 열린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귀빈 출입구 앞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보낸 화환이 놓여 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 다른 화환은 눈에 띄지 않았다. 신원건 기자
盧대통령 “상처받은 사람들 잘 껴안고 가길”

이명박 “鄭후보 고향도 실용주의로 변해”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서 전화를 받고 “당선을 축하한다. 앞으로 정 후보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을 잘 껴안고 가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덕담이었지만 ‘뼈 있는’ 메시지로 보인다. 정 후보는 ‘차별화’를 명분으로 현 정부의 가치를 공격해 노 대통령으로서는 정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청와대는 착잡한 분위기였다. 정 후보 당선에 대해 내키지 않아 하는 기류가 역력했다. ‘꼴찌’가 확정된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당선된 분이 잘해 나가길 바란다”고 짧게 논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범여권 후보’에서 빼라고 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후보가 된 것보다는 낫다는 데 위안을 삼을 뿐”이라고 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한나라당은 정 후보를 ‘국정 실패의 주역’으로 몰아세우며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정 후보는 이 정권의 황태자로서 국정 실패의 책임자”라며 “이번 대선은 국정실패세력의 ‘정권 연장’이냐, 국가발전세력으로의 ‘정권 교체’냐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정 후보의 당선이 선거구도 측면에서 잘된 결과라는 반응이 많았다.

한나라당은 이날 정 후보가 신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당 권력형 비리조사 특별위 소속 ‘정동영팀’과 ‘범여 후보 검증팀’을 중심으로 정 후보에 대한 검증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정 후보의 지지율 변화 가능성,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과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지 등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시도당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고향이 호남인 정동영 후보가 상대 후보가 됐지만 호남이 실용주의적으로 변하고 있어, 진정 호남을 누가 발전시킬 수 있느냐에 좌우될 것”이라며 “골고루 지원받아 당선됨으로써 새로운 시대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정 후보가 12월 19일 시대의 요청인 중도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헌신해 주기 바란다”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그러나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정 후보가 이명박 후보와 맞설 경우 대선 구도가 한나라당 대 열린우리당의 대결 구도가 되어 대선을 한나라당에 헌납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단일화가 목표가 된 것처럼 후보를 선출하자마자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일화 협상 대상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측은 “정 후보는 기성 정치권 속에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 준 책임이 있어 대선 경쟁력이 취약하다”며 “단일화는 필요하지만 국민이 참정치를 할 수 있는 후보에게 일방적인 지지를 보내면 협상 테이블 없이 단일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측은 “정 후보와 신당은 경선 과정에서의 반민주적 추태와 명의도용 사건 등 범죄 행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비판했고, 국민중심당은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결과를 지켜보면서 지긋지긋한 영호남의 패권주의가 다시 기승을 부리게 된 것에 대해 심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