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환멸만 남긴 신당과 민주당 경선

  • 입력 2007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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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의 이른바 ‘원샷(one shot) 경선’이 일주일 남았다. 남은 8개 지역 경선을 14일 한꺼번에 치러 승자를 가리겠다는 것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많은 국민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 동원 선거 시비도 부족해 이제는 후보끼리 난투극까지 벌이고 있으니 이런 경선으로 대선후보를 뽑은들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겠는가.

경찰 수사 결과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을 도용해 선거인단으로 등록한 대학생 3명이 정동영 후보 캠프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정 후보 측은 경찰 수사가 이해찬 후보와 이택순 경찰청장의 고교 학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경찰의 압수수색을 거부했다. 이 후보 측은 즉각 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정 후보 측은 “이 후보 측이 이재정 통일부 장관, 손학규 후보 측이 차의환 대통령혁신관리수석비서관의 명의를 각각 도용했다”며 경찰 수사 촉구로 맞받았다. 사실이라면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이러고도 민주 정당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원샷 경선’이나마 제대로 치러질지 의문이지만 이기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장 비민주적인 행태를 이들은 보여 주고 있다. 오죽하면 친노(親盧) 외곽 단체인 ‘참여정부평가포럼’ 일각에서 “차라리 판을 깨자”는 소리가 나올까.

민주당도 조순형 후보가 선거인단 누락 등 불공정 경선에 반발해 후보를 사퇴했다. 조 후보는 ‘배후’로 동교동계를 지목했다. 그런데도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이제는 신당과 민주당,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의 후보 단일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원격조종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난장판 경선’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DJ의 맹목적인 ‘단일화론’이 경선 파행을 부채질했음에도 그는 반성의 기미조차 없다.

신당과 민주당의 경선은 이른바 흥행에도 실패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시계를 다시 20세기로 돌려놓았다. 이대로 가면 여야가 균형을 이루는 대선다운 대선도 기대하기 어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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