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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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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鄭 “두 주자 결합은 국민에 대한 예의 아니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인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4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 단일화를 하자 당내에서 “경선 룰 논의 때 여론조사 도입을 반대했던 이 전 총리가 원칙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이달 초 경선 룰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여론조사 도입을 주장하자 “국민경선은 수십만 명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인데 다시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이중적이고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또 당 국민경선위원회가 제시한 ‘여론조사 10% 반영’안을 받아들일 때도 “원칙적으로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이번에 한 전 총리와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지지도와 선호도, 본선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를 했고, 그 결과에서 앞선 이 전 총리가 단일 후보가 됐다.
이 전 총리 측은 후보 단일화 직후 보도 자료를 통해 “이 전 총리는 여론조사를 하나의 참고자료로 하는 등 여러 가지 기준을 갖고 논의하면서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와 같은 친노(親盧·친노무현 대통령) 주자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강원 춘천시에서 열린 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경선에) 별 관심도 없는 국민에게 전화를 걸어 ‘누가 했으면 좋겠습니까’라고 물어보는 단일화에는 도저히 참가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 손 전 지사는 이날 광주C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의장 선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를 뽑고 있다”며 “특정 후보 간 단일화를 통해 당의 분파와 기존의 대립, 대결 구조를 다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도 “현 정부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후보만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다”며 자신을 차별화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합동연설회에서 “진정한 단일화는 유권자의 힘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장 측 노웅래 대변인은 “국민은 안중에 없이 유·불리에 따라 이뤄지는 후보 단일화는 국민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춘천=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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