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거취 설왕설래…당사에 사무실 요구說도

  • 입력 2007년 8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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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후보 만들기’의 일등 공신 중 한 사람인 한나라당 이재오(사진) 최고위원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22일 이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선거 선대본부장을 맡을 때부터 이 후보를 잘 알아 왔다. 이 후보를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로 만든 것으로 내 역할은 끝이 났다고 생각한다”며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직책을 맡지 않고 2선으로 후퇴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연합뉴스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그 문제는 이 후보와 상의할 문제인데, 후보와 상의하지도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나서서 뭐라고 먼저 얘기할 사안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

이 후보 캠프 안에서도 이 최고위원의 거취를 둘러싼 말이 나오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의 이 최고위원의 남다른 기여를 인정하면서도 ‘외연 확대’를 위해 자발적 ‘2선 후퇴’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경우에 따라 이 최고위원이 이 후보를 위해 백의종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론’이 거론되는 가운데 ‘당 접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의 ‘당 접수’ 논란은 당사 이 후보실 주변에 이 최고위원의 사무실을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불거졌다. 이 최고위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이 후보가 쓰게 될 사무실을 점검하고, 자신이 사용할 사무실을 후보실 주변에 만들라고 당 사무처 실무진에 지시했다고 당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최고위원이 경선이 끝나자마자 ‘당사 입성’ 수순을 빠르게 밟고 있는 데 대해 캠프 내에선 “선대위 출범 이전 이 후보의 당 안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옹호론이 나온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은 22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내 방을 달라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황우여 사무총장이 ‘본선 준비를 하려면 최고위원들 방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해서 (내가) ‘기존의 최고위원 휴게실을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이 후보는 22일 캠프 실무진과의 만남에서 “최근 나와 이 최고위원 사이를 이간질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후보 측근들은 이 발언을 이 최고위원에 대한 당내의 비판과 견제를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선이 끝나자마자 당과 캠프 사이에 잡음이 나는 데 대해 불편한 심정을 토로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 쪽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당 사무처 직원에 대한 ‘살생부’가 작성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일부 직원은 이를 확인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한 당직자는 “일부 사무처 직원들은 자신의 거취에 위기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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