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받아놓고… 속끓는 범여

  • 입력 2007년 8월 14일 03시 02분


코멘트
중도통합민주당을 탈당해 민주신당에 참여한 민주당 원외위원장 출신 인사들이 13일 국회에서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동주  기자
중도통합민주당을 탈당해 민주신당에 참여한 민주당 원외위원장 출신 인사들이 13일 국회에서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동주 기자
20일 예정된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법적 합당을 앞두고 양당 내부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신당 내 중도통합민주당 출신 중앙위원 40여 명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합당’에 집단 반발하며 중앙위원직을 집단 사퇴했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합당을 앞두고 ‘당 사수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임시전당대회에서 반대 표결을 통해 합당 결의 자체를 무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사수’=범여권 대선예비주자인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신당 불참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미래비전도 없는 민주신당으로는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어 통합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오늘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참여정부의 업적과 열린우리당의 정치개혁 성과조차도 부정하는 세력이 있다. 나는 당과 운명을 같이하는 마지막 당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비례 대표인 김 의원의 사퇴로 김영대(47) 근로복지공단 감사가 의원직을 승계하게 됐다.

김 의원 캠프 관계자는 “임시 전당대회에서 합당 결의안을 표결 처리할 경우 평당원 신분으로 반대투표를 할 것”이라며 “민주신당에 합류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인 대선 행보는 계속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대선예비주자인 김원웅 의원도 이날 부산시당 당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 386 (의원) 가운데 싸가지 없는 놈들이 얼마나 많으냐. 그들이 다 도망갔으니 이제 평당원을 중심으로 새롭게 시작하면 희망이 있다”고 당 사수를 고수했다.


▲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 기자

▽내홍 속의 민주신당=민주신당 내부에서도 열린우리당과의 합당에 반발하는 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출신 중앙위원 40여 명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합당 선언은 대통합의 대의를 왜곡하고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며 “오늘로 민주신당 중앙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견에서 “‘도로 열린우리당’으로의 회귀는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행위”라며 “대통합의 의지와 실천이 국정 실패와 분열세력의 무임승차권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견으로 합당에 동의한 정균환 최고위원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 끝내 합당이 이행되면 다시 한 번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신당 내 ‘김한길 의원 그룹’,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 26명은 양 당이 합당을 선언한 10일 반대 성명을 내고 “밤새 걸어 제 집 안마당, 다람쥐 쳇바퀴의 허망함이 고개를 든다”고 자성한 바 있다.

한편 중도통합민주당은 13일 최고위원·중도개혁대통합추진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당명을 ‘중도통합민주당’에서 ‘민주당’으로 환원했다.

또 대선기획단을 구성하고 단장에 신낙균 최고위원을 선임했다.

▽민주신당은 지지율 고민=10일 열린우리당과의 합당을 선언했음에도 민주신당의 지지율은 정체된 상태. 일부 조사에서는 오히려 열린우리당보다 못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본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신당 지지율은 5.3%로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민주당(6.0%)보다 낮고, 열린우리당(11.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