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최목사 전횡 알고도 위증” “李 대세론은 허풍”

  • 입력 2007년 8월 2일 02시 58분


1일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과 박근혜 전 대표가 강원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린 춘천 호반체육관에 나란히 입장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춘천=신원건  기자
1일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과 박근혜 전 대표가 강원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린 춘천 호반체육관에 나란히 입장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춘천=신원건 기자
한나라당은 1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홍준표 원희룡 의원 등 대선 경선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강원지역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와 2500여 명의 당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열린 이날 행사는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로 인해 차분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과열 분위기가 여전했다.

▽경찰 출동 소동 빚기도=장내에 들어가려는 사람과 이를 막는 진행요원 간의 몸싸움도 되풀이됐다. 당은 사전에 강원도 선거인단 5931명에게 초청장을 보냈으나 초청장에 있는 이름과 다르거나 주소지가 강원도가 아닌 ‘빅2’ 지지자들이 몰려 몸싸움이 벌어진 것.

특히 오후 1시경 연설회장 앞에서는 ‘빅2’ 지지자 간에 멱살잡이가 벌어졌다. 강원도당 소속 윤모 여성부장이 초청장을 다량 소지한 것을 발견한 ‘빅2’ 지지자들이 서로 ‘이명박 사람’ ‘박근혜 사람’을 외치며 15분간 격렬한 몸싸움을 벌인 것.


▲ 동영상 촬영 : 신원건 기자


▲ 동영상 촬영 : 신원건 기자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2명이 윤 부장을 택시에 태워 가면서 소동은 일단락됐다. 이후 윤 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후보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할 행사 진행요원에게 줄 초청장 20여 장을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 측의 검증 공세를 빗대 “젊은 시절 서울 이태원 시장에서 좌판을 놓고 생선을 팔 때 옆집에서 ‘저 집 생선은 한물갔다’고 해 결국은 이태원 시장이 전부 한물간 생선을 파는 것으로 알려져 손님이 다 떨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이) ‘안에서 던진 돌이 더 아프다’고 하는데 후보가 결정된 뒤에 바위 덩이가 날아오면 허약한 후보가 이겨 낼 수 있겠느냐”며 “저는 설악산의 울산바위가 날아와도 이겨 낼 수 있다”고 맞받았다.

원 의원은 “한나라당이 구태와 기득권에 안주하는 모습을 깨고 12월에 정권을 쟁취해야 한다”며 “그 길에 제가 앞장서겠다”고 역설했다.

▽‘빅2’ 캠프 공방전=이 전 시장 측은 이날 일부 언론에서 “최태민 목사가 육영재단 운영에 개입했고, 박 전 대표가 최 목사의 전횡을 알고 있었다”는 ‘박정희 육영수 숭모회’ 회장 이모 씨의 증언을 보도한 데 대해 “박 전 대표가 청문회 때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 전 시장 측 진성호 기획특보는 “박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연설회에서 본인이 부모님의 피 묻은 옷을 빨았다고 했는데 박 전 대표 동생인 박근령 씨는 2005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빨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은 “대꾸할 가치도 없는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박 전 대표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이 전 시장 ‘필패론’의 근거로 △부동산 비리 의혹 △국정 경험 별무 △경제전문가 주장 허상 △법질서 의식 부재 △당 발전 기여 부족 △외교안보 취약 △지도자 품성의 문제 등 ‘칠패지약(七敗之弱)’을 들었다. 박 전 대표 측 최원영 공보특보는 “이 전 시장 측의 ‘이명박 대세론’은 박 전 대표의 무서운 지지세 상승의 박풍(朴風) 회오리에 당황해서 나온 허풍”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캠프 박형준 대변인은 “(어떤 주장을 해도) 역대 대선(경선)에서 2주를 남기고 구도가 역전된 사례는 없다”고 맞받았다.

춘천=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李 부패 안했고 朴 대처보다 강해”▼


▲ 동영상 촬영 : 신원건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1일 강원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두 주자를 모두 감싸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홍 의원은 이날 대선 경선후보 연설에서 이 전 시장에 대해 “부자 후보이지 부패한 후보가 아니다. 그와 10년간 정치를 한 모래시계 검사인 홍준표가 보장한다”며 “아버지 잘 만나서 돈 많은 사람이 아니고 자수성가한 대한민국 샐러리맨의 우상이었다”고 치켜세웠다.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쓰러져 가던 한나라당을 구한, 마거릿 대처(전 영국 총리)보다 더 강한 철의 여인으로 대한민국을 올바르게 끌고 갈 분”이라며 “위기관리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춘천=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동영상 촬영 : 신원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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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최우리(이화여대 사학과 4학년), 박경준(한국외국어대 통번역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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