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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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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한국인 피랍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백종천(사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27일 현지에 도착해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배형규 목사 피살 이후 협상은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의 최대 요구 조건인 ‘피랍자와 탈레반 죄수 맞교환’ 문제에 대한 의견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아프간 정부는 “테러 세력에 굴복할 수 없다”며 탈레반 죄수 석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미국도 테러 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현지의 탈레반 소탕 전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백 특사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등 아프간 고위 인사들과 잇달아 만나 탈레반 죄수 석방에 ‘유연성’을 보여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해결 과정이 한국과 아프간의 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다.
또 미국 측 인사들과도 만나 ‘피랍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뜻을 전하며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특사 파견에 대해 “정부의 사태 해결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백 특사가 아프간 고위 당국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백 특사의 파견은 ‘최고 수준’의 수단을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정부가 백 특사를 통해 아프간 정부와 미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사태 해결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와 관련해 다음 주로 예정돼 있던 여름휴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27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 머물면서 피랍 사태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 필요에 따라 비공식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청와대 안보정책실, 국정상황실, 대변인팀도 이 기간 휴가를 가지 않고 정상 근무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천 대변인은 전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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