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검증질의서에…李측 '여유'- 朴측 '반발'

  • 입력 2007년 7월 13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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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검증위가 19일 후보검증 청문회를 앞두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양 후보에게 예상질문서를 교부했다.

검증위 관계자는 13일 "어제 청문회 예상질의서를 완성해 양 후보측에 밀봉해 전달했으며, 각 청문위원들도 질의서를 전달받았다"며 "양 후보 모두에 대해 상당히 신랄한 질문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질의서는 안강민 위원장 지휘 아래 검증위 산하 조사단에서 작성됐으며, A4용지 50여장, 총 300~400여 개 문항에 언론 및 국민 제보 등을 통해 제기된 대부분의 의혹들을 망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질문의 경우 한 페이지 대부분을 할애할 정도로 의혹의 세부 내용이 지적돼 있다고 한다.

이 전 시장의 경우 최근 의혹이 집중 제기되고 있는 처남 김재정 씨와 큰형 이상은 씨 소유의 부동산과 '다스' 등 차명재산 문제를 비롯해 BBK 금융사기사건과의 연관성, '황제테니스' 사건을 비롯한 서울시장 재직시절 독직 문제, 김유찬 씨 위증교사 사건, 현대건설 재직시절 압구정 현대아파트 특혜분양 사건 등 22개 항목에 걸쳐 방대한 질문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BK 문제의 경우 김경준 씨와 사실상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등 사업을 같이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 증거가 많은 점 등을 거론하며 이 전 시장이 실제 이 문제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비롯해 이 전 시장이 공동대표로 포함되게 정관이 변경된 이유, 다스가 190억 원을 투자하게 된 경위 등을 세밀하게 추궁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검찰수사로까지 비화한 도곡동 땅 문제는 자금흐름도 등의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매각대금의 배분비율 문제 등이 거론됐으며, 김경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과의 관계 및 다스를 세우게 된 경위 등도 질문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의 경우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를 비롯해 육영재단 운영 과정에서 비리, 영남대 강취 및 정수장학회 문제, 성북동 자택 증여 과정에서 의혹 등 청와대 시절 및 이후 10여년간 칩거 기간과 관련한 의문들이 두루 망라됐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최태민 목사와 관련해선 전두환 정권 시절 이 문제를 조사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핵심관계자들의 증언을 비롯해 검증위가 자체 확보한 자료와 각종 제보 등을 바탕으로 그간 '설' 수준에서 떠돌던 문제들을 조목조목 적시하며 사실관계를 추궁했다고 한다.

정수장학회 등 이미 검증위 중간 발표에 포함됐던 내용도 박 전 대표가 설립 과정에 직접 관계가 돼 있지는 않지만 이에 대한 입장 등을 질의하며 국민적 의문 해소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포괄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문서를 받아든 양 캠프측의 반응은 확연히 구분됐다.

각종 의혹제기의 십자포화를 맞아온 이 전 시장측 오세경 법률지원단장은 "우리는 그간 많이 시달렸고, 검찰조사까지 받는 마당에 이 정도는 약과"라고 말한 반면, 박 전 대표측 김재원 대변인은 "우리측의 자료제출을 통해 어느 정도 해명이 된 부분들까지 다시 거론하는 것은 후보 흠집내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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