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은 무슨…” 하루만에 “불쏘시개 될것”

  • 입력 2007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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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손잡고 손학규(오른쪽에서 네 번째) 전 경기지사가 25일 자신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캠프 사무실을 찾은 김부겸(오른쪽에서 세 번째), 조정식(오른쪽에서 두 번째) 의원 등 열린우리당 탈당 의원 7명과 손을 맞잡고 활짝 웃고 있다. 이종승 기자
손에 손잡고
손학규(오른쪽에서 네 번째) 전 경기지사가 25일 자신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캠프 사무실을 찾은 김부겸(오른쪽에서 세 번째), 조정식(오른쪽에서 두 번째) 의원 등 열린우리당 탈당 의원 7명과 손을 맞잡고 활짝 웃고 있다. 이종승 기자
범여권과 거리를 둬 온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5일 “김근태 의원이 주도하는 대통합 흐름에 참여하고 뒷받침하겠다”며 사실상 범여권 통합에 합류할 뜻을 밝혔다. 손 전 지사는 불과 하루 전까지도 “범여권 합류 결단을 내렸느냐”는 질문에 “결단은 무슨 결단…”이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합류에 대해 명쾌한 말을 내놓은 것도 아니고, 평소 선문답식 발언을 자주 해 왔다는 점에서 범여권에선 ‘손 전 지사의 합류 시기와 방법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회의적 시각이 여전하다.

▽탈당 역풍에서 벗어났다는 자신감=손 전 지사는 25일 오전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김부겸 조정식 의원 등 범여권 의원 7명이 자신의 지지를 공식 선언하자 “내가 필요하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 불쏘시개, 밀알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생각의 변화를 시사했다.

손 전 지사가 20일 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만난 직후 2박 3일간 지리산 종주 산행을 다녀왔을 때 그가 새로운 결심을 밝힐 것이란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왔다. 범여권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1위를 유지하면서 손 전 지사와 손 전 지사 진영은 한나라당 탈당 역풍에서 벗어났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한다.


촬영 : 김동주 기자

손 전 지사의 결심에는 임종석 우상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추가 탈당 그룹을 이끄는 문희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의 막판 설득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 전 의장과 김부겸 의원 등은 전날 밤 탈당 의원들이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간의 단계적 통합을 통해서라도 가시적 성과를 내놓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동요하자 손 전 지사에게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실기(失機)한다’고 설득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여권 대통합’이 ‘국민 대통합’?=손 전 지사가 범여권 합류에 대해 가타부타 똑 부러지게 말하지 않고 모호함으로 일관하는 데는 ‘한나라당 출신 범여권 주자’란 꼬리표를 떼는 게 쉽지 않다는 현실적 고민이 배어 있다. ‘범여권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한나라당을 탈당했다’는 인식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그런 모호함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촬영 : 이종승 기자

손 전 지사는 19일 본보 인터뷰에서 “범여권이 기존 여권의 재구성이라면 국민이 감동하지 않고, 거기에 단순히 편입된다면 내 역할이 없다”며 “저의 범여권 합류 논의를 지금 당장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25일 김 전 의장을 만나서는 “범여권 대통합은 국민 대통합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고 표현을 바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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