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띄우자" vs "줄풀려 떨어진다"

  • 입력 2007년 6월 24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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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에 그네(근혜)를 띄우자", "줄이 풀려서 뚝 떨어질 거다."

경선 국면에서 검증 문제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캠프간 '구전홍보 신경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자기 후보를 최대한 띄우면서 상대방 후보의 기세를 꺾기 위해 여론주도층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필승논리' 전파에 주력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예가 '단오-그네(근혜)'론을 둘러싼 신경전.

박근혜 캠프 사람들은 단오(6월19일)절을 전후해 "단오에 그네(근혜)를 띄우자"는 말을 자주 해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지율 상승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자는 바람을 이야기한 것.

이에 대해 라이벌의 상승세가 달가울 리 없는 이명박 캠프에서는 "줄이 풀리면서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절하는 하는 분위기이다. 박 전 대표가 내세운 경제정책인 '줄푸세(정부규모와 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원칙 세우자)'를 빗대어 박 전 대표의 지지가 '반짝 상승후 추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셈.

이 전 시장을 부지런히 추격해야 하는 박 전 대표측의 구전 홍보 노력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맥주에 소주나 양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를 제조할 때도 '박근혜주(酒)', '이명박주'라면서 박 전 대표 성공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추임새를 넣는다.

'이명박주'는 우선 빈 맥주잔에 소주잔을 넣은 뒤 빈 공간으로 맥주를 부어 소주잔을 띄운다. 이후 소주잔에 소주나 양주를 따르기 시작하면 소주잔이 가라앉는 방식. 이 과정에서는 "잘나가던 이명박에 대한 검증이 시작됩니다. 자, 가라앉습니다"란 추임새는 필수.

반대로 '박근혜주'는 양주나 맥주를 조금 넣은 '뇌관'을 빈 맥주잔에 넣는다. 이후 빈 공간으로 맥주를 조심스럽게 따라 소주잔을 뜨게 하는 방식으로 주변 사람들이 "점점 뜹니다. 단오에 그네(근혜)가 뜹니다"라며 추임새를 넣으면서 스스로 '자기최면'을 거는 방식.

이에 비해 이 전 시장 캠프는 여전히 여론조사 선두답게 구전 홍보에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는 편이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박 전 대표 캠프의 '약점'을 들춰내는 단어 사용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대표적인 예가 '탈당 3남매'라는 표현. 인터넷과 이메일 등을 통해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알려진 이 표현은 과거 여러 이유로 탈당한 전력이 있는 박 전 대표와 캠프의 서청원 상임고문,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을 일컫는다.

이 전 시장의 팬클럽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박 전 대표에게 붙은 별칭인 '수첩공주'를 빗대어 '욕심공주', '제멋대로 공주'라고 부르는 경우도 적잖다.

이밖에도 양 캠프는 '필승론'을 강조하기 위해 각종 예언서의 특정 구절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인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언서가 자신들 쪽의 후보를 점지하고 대권승리를 예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뒤지고 있는 캠프에서는 '구전 홍보'를 통해 자신들이 이길 수 있다는 자기암시를 하고, 앞서는 측에서는 이를 애써 무시하면서도 방어에 나름대로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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