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61건… 국외 영주권자 자원입대 행렬

  • 입력 2007년 6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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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인 1988년 가족들과 브라질로 이민을 가 국외 영주권을 취득한 박희성(20), 종성(19) 씨 형제가 지난달 말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화제를 모았다. 영주권자는 35세까지 병역을 연기하면 군 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데도 이들은 입대를 자원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아들로서 병역은 의무가 아니라 당연히 누려야 할 ‘신성한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병역 기피 분위기가 강한 우리 사회에 감동을 줬다.

군 복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국외 영주권자들의 입대 신청이 실제로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병무청이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영주권자의 입대 신청은 6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건에 비해 69.4% 늘어났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100건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도별로는 2004년 38명이었던 영주권자 입대 신청자가 2005년 96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2006년에도 82명이나 신청했다. 2004년부터 올 5월 말까지 입대 신청한 영주권자는 모두 277명으로 이 중 170명은 현역병으로, 32명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거나 복무 중이다. 20명은 현재 입영 대기 중이다. 그러나 55명은 신체검사에서 탈락하거나 신상 변동으로 실제 입대하지 못했다.

한편 영주권자 중 국내에 장기체류하거나 영리활동을 해 병역의무가 부과된 이들은 2002년 275명에서 지난해는 163명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는 5월 말 현재 36명에 불과했다.

입대 신청 영주권자가 늘고 있는 것은 영주권자 중에 국내에서 활동하려는 젊은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국방의 의무를 다함으로써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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