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프롬프터' 없는 신년연설

  • 입력 2007년 1월 22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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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23일 신년특별연설은 '프롬프터' 없이 원고를 바탕으로 한 강의형 연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즉석연설 형식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연설원고가 흐르는 '프롬프터'를 그대로 읽어 내려가는 딱딱한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는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원고를 토대로 하되 프롬프터를 보지 않은 채 원고를 바탕으로 즉석에서 연설하는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교수가 사전에 준비해온 자료를 토대로 강의를 하듯이, 노 대통령도 사전에 준비해온 연설원고의 큰 틀을 유지하되 '즉흥적인 표현'도 사용하면서 보다 자유스러운 스타일로 연설을 진행한다는 것.

청와대 관계자는 "필요한 때 준비한 원고의 내용을 읽기도 하겠지만, 필요한 때는 원고를 보지 않고 강연하듯이 자유스럽게 말씀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이 같은 연설 방식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신년특별연설도 '프롬프터'를 보면서 원고를 거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읽어 내려가는 방식을 택했다.

강의형 연설 방식을 가미하기로 한 것은 연설에 담긴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준비된 원고를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읽어 내려갈 경우 호소력이 떨어진다는 판단도 있고, 노 대통령이 강의형 연설에 강하다는 점도 감안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신년특별연설이 새로운 제안이나 선언이 담겨 있지 않고, 참여정부 4년간의 '공과(功過)'에 대한 대국민 설명, 설득에 무게가 실려 있는 점도 강의형 연설 채택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수석은 "새롭게 정책을 제안할 것은 없다"며 "기왕의 정책들에 대해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평가할 것은 평가하면서 남은 1년 임기를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를 전망하고 견해를 밝히는 것이 이번 연설의 콘셉트"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연설 준비과정에 대해 "각 분야의 4년간의 성과와 미진한 부분들에 대한 평가 분석 작업이 이뤄졌다"며 "연설문을 토대로 대통령이 임기를 마무리하는 여러 기록물들도 태동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설은 지난해 백범기념관에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현장에는 국무위원, 청와대 수석·보좌관이 배석하고, 일선 공무원, 국정브리핑 또는 청와대 브리핑에 자주 글을 올리는 네티즌 등 200명이 방청한다.

한편 윤 수석은 노 대통령의 TV 생방송 신년연설에 대한 야당의 '전파 독점' 비판에 대해 "신년연설의 중계 여부는 방송사의 자유"라면서 "정상이라면 대통령 신년연설은 의회에서 행해져야 하고 여야 정당을 불문하고 대통령에 대해 예우를 갖추면서 박수도 쳐주고 해야 하는데 그런 풍토가 정착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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