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한국 근로자 800여명 “내일은 또 누가…”

  • 입력 2007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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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육지로 이송 17일 나이지리아 남부 니제르델타 지역 포트하커트에서 인근 보니 섬으로 가던 현대중공업 소속 여객선에 무장괴한 10여 명이 난입해 총격을 가한 사건 직후 총상을 입은 한 탑승객이 병원으로 이송되기 위해 뭍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날 습격으로 배에 탔던 현대중공업 문찬우 과장도 허벅지에 총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부상자 육지로 이송 17일 나이지리아 남부 니제르델타 지역 포트하커트에서 인근 보니 섬으로 가던 현대중공업 소속 여객선에 무장괴한 10여 명이 난입해 총격을 가한 사건 직후 총상을 입은 한 탑승객이 병원으로 이송되기 위해 뭍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날 습격으로 배에 탔던 현대중공업 문찬우 과장도 허벅지에 총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이번엔 현대重 직원 1명 나이지리아서 피습

대우건설 직원 9명이 피랍됐던 나이지리아에서 현대중공업 소속 선박이 현지 무장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한국인 근로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 네덜란드 출신 감독관과 현지 경비 요원 등 2명이 숨지고 현지인 5명이 부상했다.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17일 오전 1시경(현지 시간 16일 오후 5시경) 나이지리아 남부 니제르델타 지역 포트하커트에서 석유정제 플랜트 건설사업 현장인 보니 섬으로 이동하던 현대중공업 소속 여객선을 2척의 배에 나눠 탄 10여 명의 무장 괴한들이 총을 쏘며 습격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소속 문찬우(43) 과장이 허벅지에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배에는 10명이 타고 있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무장 괴한들은 16명 정도로 여객선에 난입해 배 안에 있던 물품과 탑승자들의 금품을 강탈한 뒤 도주했다”며 “사건 직후 이점수 주 라고스 분관장을 현지에 급파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포트하커트 지역은 지난해 6월 대우건설 소속 직원 5명이 납치됐다 풀려난 곳으로 10일 대우건설 직원 9명이 납치된 지역과 인접해 있다.

외교부는 일단 이번 사건을 금품을 노린 무장강도사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습격을 당한 현대중공업 여객선이 정기적으로 이 지역을 운항하는 선박인 만큼 무장 괴한들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 최대의 산유지인 니제르델타 지역에선 석유 개발 이권을 놓고 중앙정부에서 분리 독립운동을 주장하는 무장 단체들이 난립해 외국인을 노린 납치와 강도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2005년 이후 나이지리아에선 한국인 납치사건이 3건 발생하는 등 이번 피습 사건을 포함해 모두 4건의 한국인 피해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이 나라엔 현대중공업 직원 등 800여 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파견 근무를 하고 있어 또 다른 납치나 피습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 당국자는 “위험 지역에 진출한 기업이 강력한 자체 경비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현지 진출 기업들과 협의해 안전보완 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앞으로 해상 이동 시 호위 선박의 경호를 받을 수 있도록 나이지리아 당국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대우건설, 일부 위험지역서 철수 검토▼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의 일부 테러 위험 지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또 야간 및 철야작업도 당분간 중단할 계획이며 현지 직원들이 이동할 때는 반드시 헬기를 이용토록 했다.

외교통상부와 대우건설은 17일 나이지리아 천연가스 플랜트공사 현장 가운데 피랍 등 테러 위험이 높은 곳은 셸사(社) 등 공사 발주처와 협의해 한시적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에 9개의 공사현장을 갖고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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