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체면 살린 국회

  • 입력 2006년 12월 27일 11시 55분


코멘트
국회가 27일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유엔 등 국제기구 분담금 체납액 납부 예산을 확보, 모처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체면을 살려줬다.

국회는 이날 예결특위와 본회의를 거치면서 정부의 국제기구 분담금 예산으로 2965억3500만 원을 책정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이 항목의 경우 정부 원안 2300억3500만 원에서 219억 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최종심의 과정에서 오히려 665억 원을 증액하는 데 합의했다.

정부는 재정을 감안해 국제기구 체납액 일부를 남겨두는 정도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국회가 이번 기회에 체납액 전액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1위의 유엔 분담금 부담국이지만 매년 국제기구 분담금 체납액이 늘어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더해 국회는 개발도상국가에 차관 형태로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예산도 정부 원안(200억 원)대로 통과시켰다.

국회가 이처럼 국제기구 분담금 예산 확보에 적극 나서게 된 데는 반 총장의 노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10월말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 신분으로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만나 정부의 유엔분담금 납부와 ODA 예산 확충 등을 호소했다.

특히 예산안 본격 심의가 이뤄진 26일에는 직접 예결특위 여야 간사에게 전화를 걸어 유엔분담금 부분을 예산에 반드시 반영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인 박계동 의원은 "반 총장에게 주는 선물로 생각하고 한나라당이 당초 삭감 의사를 거둬들이고 유엔 분담금 예산을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켜줬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