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장마 폭우'로 큰 인명 재산 피해

  • 입력 2006년 7월 16일 17시 09분


16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폭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14일부터 장마전선이 머물렀던 북한지방에도 이번 장마기간에 큰 폭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7월 강풍을 동반한 150㎜ 가량의 집중호우로 평안남도에서 193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장마기간에 평안남도 양덕에만 무려 418㎜의 비가 내려 강수량으로 볼 때 피해 규모가 훨씬 더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14일 오전부터 북한 전역에 걸쳐 비를 뿌리기 시작했으며, 특히 원산만과 위도가 같은 지역에서 장마전선의 세력이 강하게 형성되면서 집중호우를 쏟아부어 이 지역에 비 피해가 가장 컸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황해도와 강원 이북지역, 평안남도, 함경남도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장맛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14일 오전 6시부터 15일 정오 사이 평안남도 양덕 418㎜, 맹산 241㎜, 북창 207㎜, 덕천 191㎜, 함남 요덕 254㎜, 금야 207㎜, 정평 137㎜ 등의 집중호우가 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같은 시간 강원도 원산·통천·안변·평강 등에도 150~170㎜의 비가 내렸고 평양과 평안남도 평성·순천·숙천, 평안북도 정주·박천, 황해북도 신평·토산·개성등에서도 100~130㎜의 소나기가 내렸다.

황해남도 해주·옹진·용연·봉천·배천·강령 등에서는 짧은 시간 100㎜의 집중호우가 내려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마전선이 잠시 남하했다가 북상한 15일에도 북한 전역에 비가 내렸고, 16일 현재 장마전선이 다시 남하해 빗줄기가 다소 약화됐지만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에는 16일 밤까지 3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며, 많은 곳에서는 최고 100㎜ 이상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북한지방에도 큰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린 평안남도에서도 193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했고 홍수와 산사태로 3105가구, 1만6093명의 주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집계했다.

당시 이 지역에 내린 최대 강수량이 150㎜였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평안남도 양덕에만 418㎜의 비가 내린 데다 평안남도와 함경남도의 상당수 지역에 200㎜ 이상의 비가 내려 비 피해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몇 배 가량 컸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장마전선이 북한지방으로 이동할수록 건조해지고 모양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폭우의 정확한 피해규모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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