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탄도 미사일 위협 실체는

  • 입력 2006년 7월 6일 03시 00분


《5일 미사일 시험발사로 드러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의 실체는 어느 정도일까. 북한은 1990년대 이후 미사일 전력 강화에 주력해 왔다는 것이 군 당국의 분석이다. 일본과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 미사일과 대포동 미사일이 개발된 것도 이 시기다. 그러나 1998년 8월 발사한 대포동1호와 이날 발사한 대포동2호 모두 실패함으로써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능력은 여전히 기술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스커드에서 대포동2호까지=북한은 1981년 이스라엘과의 전쟁 때 군사 원조를 해 준 이집트와 미사일 개발 협정을 맺고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 2기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미사일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후 이를 분해한 뒤 재조립해 1985년 사거리 300km의 스커드B를 개발했고 1990년 사거리를 500km로 늘린 스커드C를 개발했다.

이후 북한은 1990년대 초 옛 소련 붕괴로 스커드를 설계했던 러시아 미사일 기술자를 고용해 1993년 일본을 사정권에 둔 노동1호를 개발했고 1998년 8월엔 ‘광명성1호’로 명명된 사거리 1500∼2500km의 대포동1호를 발사했다.

대포동1호는 노동1호와는 달리 액체연료와 고체연료를 쓰는 3단계 로켓을 사용함으로써 북한 미사일 기술의 획기적 도약을 과시했다.

∇미사일의 정확도와 핵탄두 장착 능력=북한 미사일은 정확도 면에서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다. 스커드B의 오차는 450∼1000m, 스커드C와 노동1호는 3∼4km여서 정확한 목표 타격보다는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 공격용으로 봐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핵탄두 장착 능력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는 전문가가 더욱 많다. 북한은 현재 1000kg과 650kg의 제1, 2세대 핵탄두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사거리 1만 km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하려면 핵탄두를 250kg까지 소형화해야 한다. 북한이 여기까지 가려면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그러나 로웰 재코비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지난해 4월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할 능력이 있느냐”는 힐러리 클린턴 의원의 질문에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답변했다.

∇깃대령 기지와 미사일 제조시설=1998년 8월 말 대포동1호를 발사한 데 이어 5일 대포동2호 1발이 발사된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옛 대포동) 발사시험장은 한미 정보 당국의 집중 감시를 받아 왔다.

하지만 노동 및 스커드 미사일 6발이 발사된 강원 안변군 깃대령 기지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으로 군 당국에 따르면 최근 건설된 이동미사일 기지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된 북한 전역의 미사일 기지 10여 곳 중 깃대령이 언급된 적은 없었다. 깃대령은 안변군과 고산군 사이에 있는 완만한 고개로 원산에서 남쪽으로 약 40여 km 떨어져 있다고 군 당국은 설명하고 있다. 안변과 고산 지역에 걸쳐 있는 금강산 등 험준한 산악을 끼고 있어 유사시 외부 공격이 쉽지 않아 미사일 기지로서 완벽한 지리적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험준한 산악지형이라 미사일을 탑재한 차량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신속히 발사 장소로 이동할 수 있으며 미사일을 발사한 뒤에도 즉시 발사대를 은폐하기 쉽다는 것. 또 유사시 인근 원산항으로 접근하는 적 함정을 타격할 수 있고 휴전선에서 100여 km 떨어져 사거리가 300∼500km인 스커드 미사일로 남한의 대부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되고 있다. 깃대령은 서울에서 150km가량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최근 이 지역에서 스커드 및 노동 미사일을 장착한 이동식 발사대가 자주 목격돼 감시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이 깃대령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스커드 및 노동으로 유력히 추정하는 것은 이런 사전 정보를 입수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유성 국방전문기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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