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인터넷 미디어, 권력 아닌가”

  • 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1분


12일 노무현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인터넷 포털사이트 대표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서 있는 사람)가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2일 노무현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인터넷 포털사이트 대표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서 있는 사람)가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인터넷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 문제를 언급했다.

이날 노 대통령은 “(인터넷 포털은) 언론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미디어라는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언론의 책임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데 ‘미디어의 사회적 기능과 기능에 따른 책임의 문제는 언론과 다른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흔히들 언론을 권력이라고 하는데 ‘(인터넷) 미디어는 권력이 아닌가’라는 많은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며 “인터넷 미디어는 (소통을 위한) 무한대의 장을 제공하는데 그 장에서 여러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가지는가에 대해선 많은 의문을 남겨 놓고 있고, 사회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보도 기능에 대한 사회적 책임 문제가 쟁점화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실명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음주 운전자를 단속하면 90% 이상이 찬성하지만 4차로 도로를 막아 놓고 단속하면 찬성자가 30%도 안 나올 것”이라며 “원칙은 실명제로 가되 기술적으로는 불편하지 않은 방법을 최대한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개방 교류하지 않은 나라 중에는 흥한 나라가 없다. 나는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대원군의 쇄국이 우리나라를 망하게 만드는 데 얼마만큼 영향을 줬는지 잘 몰랐다”고 반대론을 일축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올 3월 네이트 다음 야후 엠파스 파란 등 5개 포털사이트만 생중계한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 행사를 개최하는 등 인터넷 매체에 나름의 애정을 표시해 왔다.

또 정부는 그동안 ‘대안 매체’ 육성을 위해 사실상 인터넷 매체에 힘을 실어 줬고, ‘국정브리핑’을 정부 정책 홍보를 위한 인터넷 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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