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앞으로 이명박 시장 위해 총대 메지않겠다…섭섭"

  • 입력 2006년 6월 8일 15시 23분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8일 “개인적으로는 섭섭하지만 이명박 시장도 자신의 입지와 대선으로 가는데 나보다 오세훈 후보가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정치적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라며 서울시장 경선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끝나고 보니 누가 나갔어도 이기는 선거였다”며 “나라의 대사이다보니 이 시장은 판단을 달리했을 수 있다.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판에 들어와서 이회창 총재 대통령 만들기에 총대를 멨는데, 그러다보니 저격수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다 뒤집어썼다”며 “1999년부터는 이 시장을 도와주면서 총대 메는 일을 해왔는데, 이번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제는 누구를 위해 총대를 메는 정치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총대 메는 정치를 하다 보니 적이 많이 생긴다”고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당내 소장파들에 대해서 “당내 투쟁은 열심히 하지만 대여투쟁은 하지 않는다. 대여투쟁에 나선 건 오히려 중진들”이라며 “일부 소장파들은 열린우리당 주장에 동조하는 게 개혁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소장파들은 대여투쟁을 하면 저격수라고 생각해, 지난 2년간 합리적 투쟁도 한 게 없다”며 “김재록 사건이나 론스타 사건은 이완용 같은 매국노 사건인데, 왜 소장파들은 나서서 파헤치고 공격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홍 의원은 한미 FTA에 대해서 “세계가 단일시장화 되는 상황에서 FTA는 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독일과 일본이 아직 미국과 FTA를 맺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된다. 시간에 쫓겨 졸속추진하면 신한일어업협정처럼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해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농민과 노동단체의 미국원정 FTA반대시위에 대해선 “합법시위라면 해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일회담을 할 때 국내에서 학생들이 극렬히 반대했고, 그래서 일본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며 “지금 미국에서 시위를 하는 것은 정부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 의원은 열린우리당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근태 의원에 대해 “김근태 의원을 좌파의 대부로 보긴 하지만 나는 참 훌륭한 도덕주의자라고 본다”며 “김 위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당을 잘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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