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포동 2호 발사 징후…한미 정보당국 물체 움직임 포착

  • 입력 2006년 5월 2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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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을 포착하고 북측의 의도를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군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미국의 첩보위성을 비롯한 첨단 감시장비를 동원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옛 대포동) 미사일 시험장에서 대형 트레일러와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이동하는 움직임을 포착했다.

미 첩보위성은 지상 600km 상공에서 지상의 10∼15cm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손금 보듯 파악할 수 있다.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는 길이가 30m가 넘어 북한이 개발 중인 대포동 2호 미사일로 분석됐지만 이보다 사거리가 훨씬 긴 ‘대포동 2호 개량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대포동 2호는 길이 32m, 사거리가 4300∼6000km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추진체를 추가로 부착하고 탄두 무게를 가볍게 한 대포동 2호 개량형은 최대 사거리가 1만5000km에 달해 미 본토가 사정권에 포함될 것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1993년 5월과 1998년 8월에 각각 시험 발사한 노동미사일과 대포동 1호는 사거리가 각각 1300km, 2000km의 중장거리 미사일이지만 대포동 2호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해당한다.

군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하기 전까지는 발사준비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미국의 고강도 압박에 북한이 정면대결 의지를 과시하려는 시위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외무성 비망록을 통해 “우리는 미사일 발사 보류에서도 현재 그 어떤 구속력도 받는 것이 없다”고 말해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조치를 철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일본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의 이번 움직임이 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대북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을 흔들어 보려는 의도에서 나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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