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 ‘배후 돈줄’ 최병호씨 3년만에 印尼서 잡혀

  • 입력 2006년 4월 21일 03시 02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사건의 배후 돈줄이자 각종 주가조작 및 금융사기 등에 연루된 최병호(崔秉浩·51) 전 체이스벤처캐피탈 대표가 잠적한 지 3년여 만에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검거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이날 “최 씨가 14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현지 경찰에게 붙잡혀 현재 자카르타 시경 유치장에 수감돼 있다”고 밝혔다.

최 씨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형사부·강력부·금융조사부, 서울 강남경찰서·서대문경찰서에서 증권거래법 위반, 횡령, 사기, 폭행 등 6건의 혐의로 수배돼 있는 상태다.

그는 2002년 3개 기업의 주가를 조작해 14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가 2003년 여름 병보석으로 풀려난 뒤 잠적했다. 최 씨는 ‘허영삼’이란 이름으로 된 가짜 여권을 이용해 중국으로 달아난 뒤 한국과 범죄인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인도네시아로 옮겨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여러가지 사건에 연루된 최 씨를 가능한 한 빨리 한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여러 채널을 통해 송환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최 씨를 송환하기까지 최소한 2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사기 사건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어 자카르타 시경은 현지인 사기 피해 사건을 조사한 뒤 불법체류 중인 최 씨를 한국으로 추방할 계획이다. 최 씨가 검거된 이후 인도네시아 현지인 몇 명은 최 씨에게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최 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현지에서 일부러 사기 사건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 씨는 이용호 씨에게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위한 자금을 대준 실질적인 전주(錢主)로 부실기업의 인수나 주가조작, 로비자금 조성 등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부엌가구 업체인 에넥스, 대우금속, 대양상호신용금고 등의 주가조작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으며 레이디가구와 GPS 등 상장기업 및 코스닥 등록기업의 유상증자 대금 수백억 원을 가장 납입한 뒤 이를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씨는 인도네시아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지난해에도 코스닥 등록기업 2곳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그가 송환되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각종 주가조작 및 금융사기 사건의 실체가 규명될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이용호 게이트’는

2001년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운영했던 이용호 씨가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막기 위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한 사건이다.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 씨,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상임이사 등 DJ 측근 인사와 검찰 고위 간부가 이 씨의 비리에 연루된 것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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