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산상봉방송 송출 막아…“南측 납북-나포 표현 보도”

  • 입력 2006년 3월 2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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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만에 만난 부부 “순애야….” 20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13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1969년 납북된 어선 신성호의 선원 천문석 씨(오른쪽)가 37년 만에 만난 남측 부인 서순애 씨를 부른 뒤 반갑게 껴안았다. 대답을 못하고 눈물만 흘리던 서 씨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천 씨를 바라보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37년만에 만난 부부 “순애야….” 20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13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1969년 납북된 어선 신성호의 선원 천문석 씨(오른쪽)가 37년 만에 만난 남측 부인 서순애 씨를 부른 뒤 반갑게 껴안았다. 대답을 못하고 눈물만 흘리던 서 씨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천 씨를 바라보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20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13차 남북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취재한 KBS, MBC, SBS의 보도 내용에 ‘납북’ 또는 ‘나포’라는 표현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방송의 남측 송출을 막았다.

북측은 이날 MBC가 37년 만에 해후한 납북 어부 천문석(76) 씨와 남측 부인 서순애(66) 씨 사연의 보도 내용에 ‘나포된’이란 표현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송출을 금지했다.

북측은 이어 같은 사연을 보도한 내용 중 ‘납북’이란 표현을 쓴 KBS와 SBS의 방송 송출도 막았다. 이어 SBS는 ‘납북’이라는 표현을 ‘북으로 사라진’으로 바꿔 방송뉴스를 제작했지만 북측은 송출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이날 행사 장면을 공동으로 찍은 화면을 미리 송출한 뒤 금강산 현지 취재기자의 육성을 담은 화면을 추가로 송출하려다 저지당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 3사는 남측에 있는 기자가 대신 상봉행사를 보도하는 등 이날 오후 8시와 9시 뉴스 제작에 차질을 빚었다.

북측은 지난해 11월 제12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도 SBS 기자가 ‘납북’이라는 용어를 썼다며 방송 송출을 저지한 바 있다.

남측 상봉단 1진 99명은 20일 동해선 도로를 통해 금강산에 도착해 오후 3시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가족 269명과 단체 상봉을 했다.

남측 박영원(74) 씨는 국군포로로 북측에 붙잡혔다가 숨진 형 인환 씨의 부인 오순봉(68) 씨와 아들 광수(43) 씨를 만났다.

이산가족들은 21일 해금강호텔에서 개별 상봉을 한 뒤 관동팔경의 하나인 삼일포를 관광하고 22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다시 한번 만난 뒤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남측 상봉단 2진 436명은 23일 금강산에 가서 25일까지 북측 가족 100명을 만나게 된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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