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17대국회 건수채우기식 법안발의 남발”

  • 입력 2005년 12월 8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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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은 8일 ‘17대 국회 2년차 의원들의 입법 활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역대 국회보다 법안 발의 건수를 높으나 가결률은 극히 낮아, 건수채우기식 법안발의가 남발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올 한해 의원입법발의 건수는 총 1709건으로 의원 1인당 평균 5.7건을 발의했다. 이는 지난 15대 국회의 4년 평균 발의 수 3.8건과 16대 7.0건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이다.

반면 가결 건수는 총 72건으로 비율로 따지면 4.2%에 불과했고 1인당 평균 가결 건수도 0.24건으로 나타나 발의 건수에 비해 지나치게 낮았다.

또한 발의된 법안의 53.0%(906건)가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초선 의원들과 재선 이상의 의원을 비교해 볼 때, 초선들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입법 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선 의원들의 평균 발의 건수는 7건으로 재선 이상의 의원들의 2배에 가까우며, 가결률 또한 4.3%로 재선 이상의 가결률 3.8%를 넘었다.

전문성을 내세운 비례대표 의원들보다는 지역구출신 의원들의 입법 활동이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 의원들의 평균 발의 건수는 9.2건으로 평균을 웃돌았지만 가결률은 1.9%에 불과했다. 반면 지역구 출신 의원의 경우 평균 발의 건수는 4.9건이었지만 가결률은 5.2%로 비례대표 보다 훨씬 높았다.

초선 의원들만 놓고 비교해 봤을 때 가결률 격차는 더욱더 두드러진다.

지역구 출신인 초선 의원들이 773건을 발의하고 47건을 가결해 가결률이 6.1%인데 비해, 비례대표 출신 초선 의원들은 516건을 발의해 단지 10건만을 가결해 1.9%의 가결률을 보였다.

경실련은 “전문성 강화를 위해 도입된 비례 대표 제도가 상대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했다”며 “올 한해 결과만 보면 각 당의 비례대표들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입법활동의 성실성과 전문성의 지표로 발의 건수와 가결률을 종합, 조일현 열린우리당 의원을 비롯해 13인의 의원을 우수 의원으로 선정했다.

우수 의원들은 4건 이상의 법안을 발의하고, 가결률이 20%대인 의원들로, 재선 3명을 제외하고는 초선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했다.

경실련은 “17대 국회의 높은 의원입법 발의 노력이 실제 법안 통과를 위한 활동으로 연계되기를 기대한다”며 “입법 활동 실태를 포함하여 2005년 종합적인 의정활동평가 결과를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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