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올 연말께 장관일 정리…당 복귀”

  • 입력 2005년 12월 7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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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은 7일 “여당이 오만해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며 “올 연말께 하는 일이 정리되면 당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마이TV가 진행한 누리꾼과의 대화에 출연해 “정치는 물이 흐르는 대로 따르는 것이 순리”라며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고 당이 어려운 만큼 당에서 원한다면 돌아가 물 한 방울 벽돌 한 장의 역할이라도 기꺼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당 복귀 시기와 관련해 “올 연말쯤이면 정부에서 하는 일은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인사문제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을 종합해보면 정 장관은 다음 주 제주도에서 열리는 남북장관급회담 이후 장관직을 정리하고 당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여당이 숫자는 많으나 신뢰와 기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오만했고 구성원 내부에서도 통일성을 유지하지 못해 국민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많은 시간을 통일문제 발언에 할애했다.

그는 “97년까지 우리 사회는 북한이 곧 무너질 것이라는 가정 하에 붕괴 정책을 시행했다. 94년 김정일 위원장 체제가 됐을 때 전문가들은 3달, 3년이나 가겠냐는 막연한 관측이 많았다”며 “그러나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막연한 가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의 정책은 ‘평화번영 정책’이라고 전제한 뒤 “2020년 우리는 남북경제공동체로 가야 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라며 “그 방법론은 평화경제론인 만큼 평화를 위한 경제, 경제를 위한 평화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의 선례가 우리의 타산지석이 될 것”이라면서 “2차 대전 이후인 1950년 프랑스 슈만 외무장관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통해 평화를 만들자고 한 제안이 1999년 유럽 통합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김정일 위원장과의 6.17 면담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아일랜드의 IT산업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며 “지난 방북 때 영국에게 핍박받던 아일랜드가 10년 사이에 정보기술로 팔자를 고쳤다면서 북한도 인력 양성에 전력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김 위원장에게 화상 상봉을 제안했을 때 ‘북한에도 좋은 정보통신 인력이 많다. 누가 더 잘 준비하나 보자’며 자신감을 비쳤다”며 “최근 진행중인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북측의 기술자들이 만든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리랑 축전에서도 마스게임 마지막 문구에 ‘정보화’가 나왔듯 지금 북한은 정보산업 육성을 국가의 미래 발전전략으로 세운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선 “6자회담을 기반으로 핵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등장하도록 지원하는 일이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며 “세계적으로 북한 인권을 얘기하지만 탈북자를 한 사람이라도 받아준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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