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협박 취재’ 알고도 방관… 불씨 키워

입력 2005-12-06 03:01수정 2009-09-3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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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검증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창립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은 5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황우석 석좌교수 연구팀의 연구성과 논란과 관련해 “과학적 발견의 검증은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이우일, 화학부 김희준, 전기공학부 이병기 교수. 권주훈 기자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를 둘러싼 논란이 4일 MBC의 대국민 사과 발표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취한 태도가 적절했는지를 놓고 말이 많다.

논란의 핵심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어정쩡한 태도이다.

노 대통령은 10월 19일 황 교수팀이 주도한 세계줄기세포 허브 개소식에 참석해 “여러분의 업적을 보면서 앞으로 기초과학을 정말 열심히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확실히 밀겠다”며 황 교수 팀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황 교수팀의 난자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이 방영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노 대통령은 방송 전 PD수첩 취재팀의 취재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박기영(朴基榮) 대통령정보과학기술보좌관에게서 보고받았으나 진상조사 지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사태를 지켜보기만 했다.

청와대가 9월 일부 시민단체 등에 의해 ‘삼성 봐주기’ 의혹이 제기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 경위에 대해 관련 부처를 상대로 신속히 진상조사를 벌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다가 PD수첩 보도로 인해 MBC가 누리꾼들에게서 호된 비판을 받자 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입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홈페이지 기고문에서 “대통령이 나서서 뭐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MBC의 취재 태도가 위압적이고 협박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도 “MBC의 보도가 뭇매를 맞는 것은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획일주의”라고 비판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대통령이 MBC를 두둔하려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MBC 보도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청와대의 태도는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청와대 브리핑 등을 통한 반박,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소송 등으로 즉각 대응해 온 것과는 크게 달랐다.

이에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5일 “당시 대통령의 기고 내용은 양측 중 한쪽 손을 들어 준 것이 아니라 문제 제기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극단을 피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보좌관의 떳떳하지 못한 처신도 구설수에 올랐다.

박 보좌관은 PD수첩팀의 움직임을 대통령에게 보고할 만큼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는데도 황 교수팀과 PD수첩팀의 공방과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더구나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려고만 했을 뿐 사태를 수습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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