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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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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20일부터 열린 ‘두바이 에어쇼 2005’의 마지막 날인 24일. 전완기(全完基)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출담당 부장은 두바이국제공항 남단 전시장의 귀빈석 바로 앞에 놓인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일명 검독수리·Golden Eagle)을 가리키며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T-50은 KAI가 1997년부터 약 2조1000억 원을 들여 미국 록히드마틴사와 공동 개발해 올 8월 양산 1호기를 생산한 최초의 국산 초음속 훈련기. 지난달 초 한국 공군에 인도됐고 2007년부터 공군 고등훈련 비행에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
40개국 550개사가 참여한 이번 두바이 에어쇼에는 70여 대의 비행기가 비행장 활주로를 따라 전시됐다. T-50과 경쟁 항공기 기종인 이탈리아의 M-346, 체코의 L-159, 스위스의 PC-21, 파키스탄의 K-8 등도 출품됐다.
이 중 T-50 앞에는 사진을 찍는 관람객이 끊이질 않았다. 조종석에 직접 타보는 사람도 많았다. 일부 관람객은 T-50 주변에서 취재하는 기자에게 “어느 나라 비행기냐”고 묻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재 T-50의 구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는 에어쇼를 주최한 아랍에미리트. 할리드 공군 참모총장은 21일 전시돼 있는 T-50을 직접 탑승해 본 뒤 “아주 좋은 비행기다. 대단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는 25일 T-50을 공군 비행장으로 옮겨 2주 동안 비행 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2007년부터 시작될 이 나라 공군의 고등 훈련기 교체 비행기 후보로 T-50을 정밀하게 점검하기 위한 것. 아랍에미리트는 60대의 T-50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50의 대당 가격은 230억∼250억 원. 경쟁사 제품보다 다소 비싸지만 성능 면에서는 월등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이탈리아의 M-346이 이번 에어쇼 도중 기체 결함 등으로 2번이나 시험 비행에 문제가 생긴 것도 한국에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KAI 측 관계자는 “항공 분야에서 한국의 국제 인지도는 아직 낮은 게 사실”이라며 “T-50의 최종 판매 여부는 내년이 돼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일찍 좋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군과 KAI는 이스라엘, 그리스에 대해서도 T-50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T-50을 공격이 가능한 전투기인 A-50으로 개조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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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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