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 정순택씨 시신 北유족에 인도…北요청 받아들여

  • 입력 2005년 10월 3일 02시 59분


코멘트
정부는 2일 북한 당국의 요청으로 지난달 30일 숨진 장기수 정순택(84·사진) 씨의 시신을 판문점을 통해 북측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2일 오전 9시 반경 북한적십자회 장재언(張在彦) 중앙위원장 명의의 전통문을 남측에 보내 “정 씨의 시신을 북측 가족에게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에 안치했던 정 씨의 시신과 옷가지, 책자 등 유품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으로 옮긴 뒤 북측 정 씨의 장남 태두(김책 공대 교수) 씨에게 인계했다.

태두 씨는 남측의 연락관들에게 “어머니와 우리 자식들은 아버지께서 살아서 돌아오시길 바랐는데 이렇게 시신으로 오시다니 정말 유감스럽다. 말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북측 유족은 부인과 태두 씨를 포함해 아들 4명이 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이 상대측 지역의 유가족에게 시신을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조치가 남북 간 화해와 인도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는 정 씨가 위독한 상태이던 지난달 30일 오후 2시경 북측에 전통문을 보내 정 씨의 자식들이 남측에 와서 임종을 지켜볼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 씨는 이날 오후 6시 50분경 북측이 회신을 하기 전에 숨졌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