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재복 9차례 靑방문”]정찬용 前수석 거짓말했나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07분


코멘트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청와대를 9차례나 방문한 사실이 30일 새로 밝혀지면서 김 사장과 청와대 간의 관계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더구나 정찬용(鄭燦龍)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사장이 청와대에 들어온 적이 한 번 있다”고 했으나 닷새 만에 그의 말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돼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왜 청와대 자주 들락거렸나=청와대 측은 서남해안개발사업(S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김 사장이 청와대의 인사수석비서관실을 드나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행담도 개발사업에 관한 얘기는 없었다는 것이다. 정 전 수석이나 김 사장도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이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정 전 수석은 2003년 말 S프로젝트 추진 구상을 처음 내놓은 이후 1월 청와대를 떠날 때까지 S프로젝트의 진전 상황을 계속 챙겨 왔다는 얘기다.

그러나 김 사장은 지난해 가을부터 해외채권 발행 등의 문제로 한국도로공사 측과 마찰을 빚는 바람에 행담도 개발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김 사장은 단지 S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행담도 개발사업 지원을 부탁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아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전 수석과 김 사장은 어떤 관계=김 사장이 청와대를 간 이유는 무엇보다 정 전 수석과의 관계 때문이었다.

정 전 수석은 지난해 5월 S프로젝트 연구 용역을 맡은 서울대 문동주 교수의 소개로 김 사장을 처음 만났고, 같은 달 청와대의 사무실에서 주한 싱가포르대사와 함께 김 사장을 다시 만났다. 이후 김 사장은 한 달에 한 번꼴로 청와대를 방문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가 아닌 외부에서도 정 전 수석과 김 사장은 2, 3차례 만났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투자조사단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김 사장은 정 전 수석을 싱가포르 측 인사들에게 소개한 자리에 동석했고, 올해 5월 3일에는 손학래(孫鶴來)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함께 만났다. 정 전 수석과 김 사장이 1년 사이에 최소한 청와대 안팎에서 5, 6차례 만난 셈이다.

정 전 수석은 30일 전화통화에서 “청와대에서 김 사장을 두어 번 본 것 같다. 내가 경제 전문지식이 없고 바쁘기도 해서 경제를 잘 아는 김모 행정관을 만나보라고 소개했다. 그 후 김 사장이 몇 번이나 청와대를 왔는지는 일일이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