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개성회담 표정]南 “북핵 안된다”…北 “비료-쌀달라”

  • 입력 2005년 5월 1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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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7시 반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을 출발한 남측 대표단을 태운 버스가 오전 9시경 북쪽 비무장지대 경계선을 지나 북측 출입관리사무소 앞에 섰다.

북측 군인은 버스에 올라 통상 20분가량 걸리던 인원 확인을 2분 만에 끝냈고 이어 북측 세관과 출입관리사무소 직원들도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대표단을 통과시켰다.

남측 대표단은 오전 9시 45분 회담 장소인 개성 자남산여관에 도착한 뒤 10시 35분부터 3층 회의실에서 회담에 들어갔다.

북측 대표단 단장인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국장은 남측 수석대표인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에게 7차례나 남북회담에서 만났던 인연을 언급하며 덕담을 건넸다.

이에 이 차관이 “오면서 북쪽도 모내기가 시작된 걸 봤다. 회담을 잘해 풍성한 결실을 보도록 하자”며 비료 문제를 은근슬쩍 언급했으나 김 부국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남북 대표단은 오전에 1시간 동안 양측 대표단이 모두 참석하는 전체 회의를 가졌다. 오후에는 남북 수석대표가 따로 만났다.

남측은 오전 회담에서부터 북핵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꺼내며 북측을 압박했다.

그러나 북한은 남측의 발언을 묵묵히 듣기만 했을 뿐 핵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남측에 비료 50만 t과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남측은 예년 수준인 20만∼30만 t을 즉각 지원하고 그 이상은 6월 제15차 남북장관급 회담을 열어 추가로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은 예상보다 1시간 반가량 이른 오후 3시에 끝났다. 오후 6시 반경 서울 남북회담사무국으로 돌아온 남측 대표단은 간단히 저녁을 먹고 곧바로 2시간 반 동안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등과 함께 17일의 회담 전략을 논의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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