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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3월 10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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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로 창립 3주년을 맞는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의 윤창현(尹暢賢·사진) 사무총장은 ‘보수’라는 단어의 뜻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국 사회를 보면 ‘친일·반공·부패’가 곧 보수로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시민회의는 그런 낡은 보수가 아닌 중도적 사고를 가진 새로운 보수, ‘뉴라이트’를 표방합니다. 논리도 없이 밀어붙이는 색깔론은 배격하고, 과대포장 된 이념은 그 정체를 보여줘야지요.”
명지대 교수(경영·무역학부)이기도 한 그는 기고 등을 통해 시민사회운동을 측면 지원하다가 1년 전 시민회의의 사무총장을 맡았다.
윤 총장은 “본격적으로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시작한 뒤 가장 놀랐던 점은 보수주의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은 ‘잘 뭉쳐진 소수’가 말없는 다수를 끌고 가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학생·노동운동에 뿌리를 둔 좌파 시민운동이 NGO의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반면 보수는 가치 없고 제거돼야만 할 세력처럼 다뤄지는 경향이 있지요. 보수의 개념과 이미지를 뜯어고쳐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그는 “보수란 ‘대한민국의 역사가 성공한 역사’라는 가치관을 지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독재와 인권 탄압은 나중 세대가 거둘 편익을 위해 치러진 일종의 비용입니다. 무조건 잘못됐다고 매도하는 ‘자학사관(自虐史觀)’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윤 총장은 “앞으로 시민회의는 부끄럽지 않은 보수의 이미지를 심어가는 한편 뉴라이트 이념을 실천하는 단체로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는 “수는 많지만 ‘앉아서 박수만 치는’ 보수집단의 관성에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민회의는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민운동의 현주소와 극복과제-신사회 운동에서 뉴라이트 운동까지’를 주제로 한 창립 3주년 기념 심포지엄과 정기총회를 가졌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경동(金璟東·서울대 명예교수) 시민사회포럼 대표의 사회로 박효종(朴孝鍾) 서울대 교수가 ‘한국 시민운동의 흐름 진단 및 전망’을, 권혁철(權赫喆)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이 ‘시민운동의 문제점과 극복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시민회의는 앞으로 △뉴라이트적 가치관을 젊은 세대에 가르치기 위한 대학생 아카데미 △반(反)시장적 이념을 담은 초중고교 경제교과서에 대한 문제 제기 △작은 정부 지향운동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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