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4자회담]국보법 처리싸고 팽팽한 신경전

  • 입력 2004년 12월 21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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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지도부 한자리에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의장,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참여하는 ‘4자 회담’을 가졌다. 이 의장은 “국민의 눈을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며 압박했고, 박 대표는 “소수당은 양보할 게 별로 없다”고 맞받았다.-김경제 기자
與野지도부 한자리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의장,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참여하는 ‘4자 회담’을 가졌다. 이 의장은 “국민의 눈을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며 압박했고, 박 대표는 “소수당은 양보할 게 별로 없다”고 맞받았다.-김경제 기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4자회담’을 갖고 4대 법안 처리 문제와 임시국회 정상화 방안에 대해 협상을 벌였다.

이날 회담에선 4대 법안, 특히 국가보안법 처리 문제를 놓고 양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대립을 보였다.

▽팽팽한 신경전=양당 지도부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본회담 직전 열린우리당 이 의장은 “여야가 국민의 눈을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 한나라당 박 대표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박 대표를 압박했다.


이에 박 대표는 “소수당은 양보할 게 사실상 별로 없다”며 선을 그은 뒤 “회담을 공개해도 되지 않느냐. 4개 법안 중 하나라도 (여당이) 직권 상정할 경우 국론분열을 어떻게 감당할 거냐”며 맞대응했다.

비공개로 열린 회담에서 한나라당 측은 6일 국보법 법사위 변칙상정 시도 이후 열린우리당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토로했고, 열린우리당에선 “한나라당이 국회를 마비시킨 뒤 시간 끌기만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가보안법 “양보할 수 없는 카드”=연내 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폐지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내년 2월 임시국회로 처리를 미루는 협상카드도 들고 나왔다. 국보법 처리를 내년으로 미룰 경우엔 나머지 과거사진상규명법과 사립학교법 언론관계법 등 3개 법안은 연내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선 이미 박 대표가 제안한 대로 ‘국보법은 별도 기구에서 논의한 다음에 법사위에 상정하자’고 버텼다. 연내 처리를 미루는 동시에 법사위가 아닌 별도의 기구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이 카드를 받을 경우 나머지 3개 법안 처리에 대해선 일부 법안 연내 처리에 합의해 줄 수 있다는 입장. 과거사진상규명법이나 사립학교법 언론관계법 중 1, 2개는 통과시켜준다는 전략이다.

열린우리당은 4자 회담에서도 합의되지 않을 경우엔 국회법에 따라 연내에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한 반면 한나라당은 여당이 4대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엔 국회 파행의 책임이 여당에 있다고 맞섰다.

▽새해 예산안과 기금관리기본법도 논란=국보법 처리문제만 가닥이 잡히면 내년도 예산안과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 처리는 상대적으로 협상이 쉬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새해 예산 규모에 대해 한나라당은 대폭 삭감을 주장하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정부 안대로 131조5000억 원 선에서 매듭짓자는 입장이다. 한국형 ‘뉴딜’정책의 재원을 마련하는 기금관리기본법도 여야 간 견해차가 크지만 여야가 절충점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최호원 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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