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부시대통령 취임직후 6자회담 개최 가능성 높아”

  • 입력 2004년 12월 21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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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는 21일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단과 송년 간담회를 가졌다. 힐 대사는 이 자리에서 대북 문제는 ‘긴급한 문제’, 한미 관계는 ‘중요한 문제’라며 “인생을 살다 보면 긴급한 문제가 많아서 중요한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는 21일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단과 송년 간담회를 가졌다. 힐 대사는 이 자리에서 대북 문제는 ‘긴급한 문제’, 한미 관계는 ‘중요한 문제’라며 “인생을 살다 보면 긴급한 문제가 많아서 중요한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는 21일 ‘주한미군의 동북아 기동군화’ 논란에 대해 “‘주한미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한미 양국 간 합의가 있어야 하며 한쪽이 일방적으로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 대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 미 대사관 자료정보센터’에서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송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주한미군은 한반도의 (전쟁) 억지력과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 양국의 합의 아래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그동안 ‘주한미군을 동북아 기동군화해 대만 문제 등에 개입하는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 한미 양국은 이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를 내년 초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힐 대사는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은 협상과 외교적 방법으로 이 문제 해결을 모색한다는 6자회담의 목표에 98%가 아니라 100% 지지한다”며 “그러나 미국은 이 회담에 참여하지 않는 한 나라(북한)에 대해 (회담 참석에 대한 대가로) 보상을 제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적 해결 노력에 시한이 있느냐”는 질문에 “특정한 마감 시간을 정해 놓은 것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간도 중요한 요소지만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며 “그러나 무기한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6자회담이 하루빨리 재개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몇 달 뒤’보다 ‘몇 주 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식(1월 20일) 직후’를 제4차 6자회담 개최 시기로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이날 대북 문제를 ‘긴급한 문제’로, 한미 관계를 ‘중요한 문제’로 표현하면서 “인생을 살다 보면 긴급한 문제가 많아서 중요한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있다”는 ‘뼈 있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또 ‘홍석현(洪錫炫) 중앙일보 회장의 주미 대사 내정’에 대한 질문에 “아그레망(사전 동의)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아그레망은 300년 전부터 이어온 전통이어서 그 절차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 발언 직후 간담회장에서는 ‘아그레망도 신청하기 전에 홍 회장의 내정 사실이 공개되도록 한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한 미 대사관 관계자는 “아그레망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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