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사태와 박 전 대통령 여자관계 영화로…화제

  • 입력 2004년 12월 21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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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사태를 중심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여자관계와 친일성향 등을 다룬 영화 ‘그때 그사람들(감독 임상수)’이 극비리에 촬영을 마치고 내년 2월 설에 맞춰 개봉될 예정이라고 문화일보가 21일 보도했다.

강제규&명필름이 총제작비 60억원을 들여 만든 이 영화는 톱스타 한석규가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오른팔인 주과장역을 맡고,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백윤식, 박 전 대통령역은 송재호씨가 맡는 등 중량감 있는 배우들이 출연함에도 모든 제작과정이 비밀리에 진행됐다.

10·26사태를 정면으로 담고 있어 관련 인물이나 정치권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스태프들이 ‘비밀서약’까지 해가며 촬영했다고.

영화는 실명 사용을 피하지만 대통령이 암살됐던 10월26일 하루에 일어난 상황을 중앙정보부 요원 주과장의 관점에서 급박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곳곳에서 박 전 대통령의 여자관계를 정면으로 다루고 친일성향을 꼬집기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영화의 첫 장면에 한 아주머니가 중앙정보부에서 “우리 딸이 아침에 속옷만 입고 어르신(박정희)을 모시는데, 어르신이 힘이 좋아서 오전부터 성관계를 하더라”는 요지의 대사를 한다.

암살당하던 그 술자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여자관계가 이야기 거리로 오른다.

또 일제시대 일본군 장교를 지낸 박정희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듯한 장면, 극중 심수봉역을 맡은 김윤아가 박 전 대통령이 생전에 좋아했던 ‘엔카’를 부르는 장면도 나온다.

이 영화는 논란이 우려되는 문제작이라 배급사를 찾지 못하다 CJ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키로 했으며, 내년 2월에 열리는 베를린 영화제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제규&명필름 관계자는 “특정 인물을 왜곡하거나 편향된 관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전에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막기 그간 비밀에 붙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영화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박근혜 대표도 영화와 관련해 아무 발언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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