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오면 여의도 컴백”…거물들 내년 재보선 채비

  • 입력 2004년 12월 17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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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에서 낙선 등의 이유로 원내진입에 실패한 거물 정치인들이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겨냥해 물밑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출마지역에 대한 탐색전을 비롯해 당내 공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이부영(李富榮) 당 의장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의 거취가 관심이다. 이 의장 측은 4월 재·보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출마지역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지만 17일 법원이 이 의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함에 따라 출마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모두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 의장 측은 “1심에서 150만 원이면 2, 3심에서는 벌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 내에서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서울 성북을과 수도 이전 후보지로 열린우리당 지지도가 높은 충남 공주-연기가 출마지로 거론되고 있다.

정 장관은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의 한 측근은 16일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포함한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열린우리당의 재·보선 판세가 불리하다는 점이 정 장관의 불출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최병렬(崔秉烈) 전 대표와 홍사덕(洪思德) 전 원내총무의 복귀여부가 큰 관심사다. 최 전 대표는 거취에 대해 “관심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최 전 대표가 영남권의 일부 재·보선 지역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 전 총무는 일단 출마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측근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굳이 마다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민주당에서는 조순형(趙舜衡) 전 대표와 김경재(金景梓) 전 의원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조 전 대표는 출마여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선 “재출마 의지가 강하다”면서 “서울 성북을 출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 전 의원은 경기 성남 중원에 관심을 보이며 이 지역의 호남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우선 2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한 뒤 재·보선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영환(金榮煥) 전 의원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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