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어제 잠을 자는데 과거 기억이 되살아나 진땀을 흘리고 헛소리까지 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9일 이 의원을 겨냥한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많은 의원들이 “치가 떨린다” “이번만은 버릇을 고쳐야 한다”며 흥분했다. 과거 공안기관에 의해 투옥됐던 전력을 갖고 있는 상당수 의원들은 이 의원과 ‘상련(相憐)의 피해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했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소속 의원들도 한나라당의 공세를 ‘간첩조작사건’으로 규정하고 “안개모는 한나라당의 저열한 작태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백색테러 분쇄를 위해 국보법을 당장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분을 참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의원들도 있었다.
▽한나라당=한나라당은 사안의 ‘인화(引火)성’이 큰 만큼 이 의원 사건의 불똥이 국보법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9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여당이 추진하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어제 겪은 일(이 의원 사건)은 무관치 않다”며 “국보법은 당과 당 지지자뿐만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지켜 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발언엔 이 의원 사건을 열린우리당이 추진하는 국가보안법 폐지의 부당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지렛대로 삼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이 의원 사건에 대한 대여 공세 수위를 조절하기로 했다. 설익은 의혹을 추가 폭로하는 것을 가급적 자제하면서 이 의원에게 진상을 밝히도록 거듭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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